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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학과 백현옥교수 남도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 기고조회수 99
박지호2022.09.2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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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를 지키는 길은 참 어렵다

 

자식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요즘 내가 격하게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가족상담이나 부모상담을 하다보면 늘 듣는 말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분명 내 눈에 보이는 길이 지름길인데, 남이 말하면 받아들이면서 내가 말하면 잔소리한다고 싫어한단다. 그렇다고 뻔히 보이는 지름길을 말해주지 않고 있으면 속이 답답해진다. 그렇게 한마디 거든다는 것이 꼭 의견 충돌이 되고,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어 결국은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도 하게 된다. 비록 나와 딸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오늘 꼭 50일이 된 손자를 보고 있자니 밥 안먹어도 든든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일주일을 넘게 허리 진통을 하고 있는 딸을 보며 어떻게 해줄 수 없는 것이 답답하고 속상했고, 진통이 왔다고 간 병원에서도 13시간을 꼬박 견디었음에도 결국은 제왕절개로 태어난 내 손자. 딸의 고생을 알기에 혼자 속상한 시간을 보내던 중 조리원을 나온 딸이 아기를 안고 왔다. 작은 아기가 마냥 예뻤다.

 

내가 키웠던 경험과 공부했던 이론으로 예쁜 아기를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자 가만히 듣고 있던 산후관리사님이 넌지시 이야기 해주셨다. 아기가 예쁘고, 방법을 제안하더라도 딸이 먼저라는 걸 표현해줘야 한다고.

 

순간 아차 싶었다. 늘 딸을 생각하는 마음에, 딸이 잘 키웠으면 하는 생각에 했던 말들이 고생한 딸보다 아기가 먼저라는 생각이 들게끔 할 수 있다는 것을. 아기보다 딸을 생각하는 마음이었다는 것을 딸이 알아주겠지 했지만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일부러 라도 더 내 딸이 중요하다, 먼저다 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상담을 하면서 늘 부모님들께 먼저 표현해야 한다고 마음을 알아주는 건 표현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이야기 하던 나인데, 나도 그걸 놓치고 있었다.

 

상담이란 상담자가 내담자의 마음을 확인하고 그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그럼에도 상담을 하면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것은 이론을 완전히 습득하는 일이다. 이론적인 내용이 바탕이 되어야 상담을 진행하면서 방향을 잡고, 다양한 변수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론에 따라가다 그 안에 갇히다보면 그 상담은 실패하게 된다. 분명히 이성적이고 이론이 기본이 된 판단이더라도 막상 닥치게 되면 달라지게 된다. 이론과 현실 사이에서 중도를 찾는 일이 결국 초심자와 전문가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중도를 찾는 일은 어떤 상황을 적용하더라도 많이 어려운 것 같다. 그게 비단 개인의 일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학과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 하는 프로그램들도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한참 후에 깨달았다. 10년 넘게 학과장을 했었지만 도움이 되는 것을 도움이 되는 정도로만 권유하는 일은 지금도 어려운 것 같다.

 

중도를 지키는 것을 더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뉴스를 보면서 극단적인 사건들과 정부의 일방적인 소통을 보면서, 특히 이 중도를 찾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설파하고 싶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입장에서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을 만드는 것, 정책을 만들면서 자신이 옳다는 길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으로 어떤 결과가 만들어지는지 고민을 해보았으면 한다. 오늘도 나는 딸에게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너무 과하지 않지만 내 진심을 그래도 전할 수 있도록 중간 지점을 찾아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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