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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대 사회복지학과 권성옥 교수 광주일보 기고조회수 985
박지호2016.10.2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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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라는 공간의 의미가 바뀌어야 한다

 

송원대 사회복지학과·대학원 권성옥 주임교수

 

최근 부모가 자녀를 학대하고, 자녀가 부모를 학대하는 내용의 기사가 심심찮게 보도될 때마다 가슴이 덜컥한다. 물론 과거에도 이같은 소식이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근에 더 자주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가정에서 담당하던 여러 기능들 가운데 효와 인성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정은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휴식처이고 안식처다. 가정에서 온 가족이 모여 하루일과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누고, 깔깔대며 웃기도 하고, 혹은 슬퍼하기도 하면서 서로 가족임을 확인하는 공간이다. 직장·인간관계 스트레스와 상처를 서로 보듬고 치유하는 힐링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가정은 과거에는 소위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가족으로서 유대를 확인하고 교육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핵가족화를 거쳐 ‘혼밥족’, ‘나홀로 가족’이 늘고 있는 세태에서 고유한 가정의 의미가 급격하게 희석되고 있다. 부모는 직장 일 때문에, 자녀들은 공부 때문에 언제부터인지 가정은 지친 일상에 빠진 식구들이 단순히 모여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는 공간적인 의미만을 가진 곳으로 변질되어 버린 듯하다.

 

부모들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정작 이를 위해 생활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생활은 오히려 자식을 위하지 않는 행동이 돼버린지 오래됐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지극정성을 다해 비싼 장난감과 옷을 사 주고 잘 먹여 주는 것만으로 부모의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하지만 되레 자녀와 부모의 사이는 멀어져 버렸다.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 모르지만 냉정한 현실이다.

 

드라마로 제작된 웹툰 ‘미생’에서 선 차장 “우리를 위해 열심히 사는 건데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네”라고 넋두리처럼 말하는 장면은 우리들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해 하루 48분만을 부모와 함께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개국의 평균(2시간 30분)에 비하면 턱없이 짧다. 이는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묻지마 범죄를 일으킨 이들의 성장과정을 보면 대다수가 부모와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적거나 학대를 경험한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사례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이는 가족간의 단절이 사회문제를 양산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내는 시간들 속에서 추억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가정은 더 이상 가정의 의미를 갖기 힘들다. 여기에서 빚어지는 자녀와 부모의 간극을 회복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된다. 다시 가정을 꾸리는 것만큼 힘든 일이 될지도 모른다.

 

‘엄마가 뭐길래’라는 제목의 TV프로그램에서 한 엄마와 자녀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함께 보내는 시간과 대화의 부재가 만들어 낸 우리들 삶의 단면일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같이 웃어주고, 같은 곳을 보며, 같이 있기만 해도 정이 쌓인다.

 

우리는 부모와 자녀간에 절대적인 만남의 시간을 확보해야 하며, 이런 시간 속에서 인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대화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현재 나타나는 묻지마 범죄나 왕따문제 등 수많은 사회문제를 줄일 수 있고, 더불어 조금은 더 살맛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