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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과 김용민교수 광주매일신문기고조회수 2242
박지호2019.07.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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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외부기준서 벗어나 자발성에 기초해야

 

송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 용 민교수

 

주민자치! 어디서부터 출발해야하나? 말 그대로 하면 주민이 스스로 다스린다는 뜻이다. 우리에게는 주민자치보다는 지방자치라는 말이 더 익숙해져 있다. 엄격하게 구분하자면 주민과 지방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자치의 주체가 주민이 되어야 하는지, 지방이 되어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지방자치에 대한 시도와 경험은 30여년 동안 이루어져 왔지만 주민자치에 대한 노력은 얼마나 이루어졌는가? 우리는 그동안의 지방자치의 성과를 토대로 이제는 지방에서 주민으로 자치를 이양해야 할 때가 되었다. 주민이 스스로 다스림의 주인이며 주체인 주민자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외부기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청이나 구청을 지나가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혁신평가니 합동평가니 해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는 플래카드가 게시되어 있다. 마을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동 단위 평가를 통해서 사업비를 교부받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곤 하는 주민들을 볼 수 있다. 필자도 평가위원으로 평가지표개발이나 평가를 다녀보지만 우리 나라는 평가가 너무 많다. 적절하고 합리적인 평가는 순기능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평가는 누가 만들었는가? 결국 외부에 전문가들이 평가기준을 만들었다. 주민자치에서 지켜야 할 가치와 이념의 기준을 외부에서 찾는 사람이나 사회는 늘 우리를 힘들게 한다. 왜냐하면 외부의 기준이나 평가는 항상 보편성이나 객관성으로 무장한 채 우리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즉 외부의 평가기준을 맞추기 위해 평가기준에 적합한 주민자치를 한다. 주민자치의 주체는 주민이다. 주민이 고유한 활동성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주민의 고유한 힘, 주민의 고유한 활동을 통해서 스스로 자발성에서 나온 힘으로 세워진 자치이어야 진정한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다. 주민자치가 하나의 평가기준, 하나의 가치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다양한 가치 하나 하나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주민자치가 많은 사회, 이를 인정해 주는 사회가 진정한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있는 사회이다.

주민자치는 주민의 고유한 자발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주민 스스로 자발성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경쟁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사회는 경쟁사회이다. 이 말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의할 것이다. 우리의 몸과 생각에는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는 관념이 자리하고 있다. 경쟁은 이미 만들어진 틀에서 다투는 일이다. 치열한 경쟁일수록 정해진 틀이 더욱 고착화된다. 주민과 주민이 경쟁해서는 안된다. 주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이 만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기다려야 한다. 처음에는 누구도 나서지도 않고 더딜 수 있다. 그러나 자주 만나면 서로 알게 되며, 소통이 되고, 논의가 된다. 과정에서 민주성이 담보되지 않은 결과의 효과성은 주민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주입돼 있거나 사회가 요구하는 관점을 의심해야 한다. 주민자치는 이런 것이며, 이렇게 해야 한다는 사회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민자치의 얼굴은 천만가지이다. 즉 익숙한 것으로 부터의 독립이 필요하다. 독립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독립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현상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주민자치의 현장은 마을이다. 우리는 마을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도심에 살고 있는 우리는 곁으로 마을에 이름을 명명하고 마을에 살고 있는 척한다. 마을을 알아야 마을의 의제를 발견할 수 있으며, 이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마을사람들이 모여서 자유롭게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다. 그래서 걸어야 한다. 마을을 걸으면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담벼락에 수줍게 피어 있는 나팔꽃을 발견할 수 있으며, 길 모퉁이에 쓰레기 더미도 볼 수 있다. 책가방을 맨 초등학생의 가벼운 걸음도 볼 수 있고 그 옆을 위협하듯 지나가는 자동차도 확인할 수 있다. 걸으면서 주위의 모든 보이는 것을 보여지는 데로 그대로 관찰해야 알아차릴 수 있다. 우리는 익숙한 마을을 발견하는 것 보다 낯설은 마을을 발견할 때 마을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주인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한다. 행정은 주민자치를 위해서 주민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

이 아니라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권한이 발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격려와 지지를 해 주어야 한다. 필자는 주민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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