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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과 김용민 교수 광주매일신문 오피니언 기고조회수 185
김지환2026.06.0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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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1일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분리된 지 40년 만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다시 합쳐진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과 함께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유력 후보들은 저마다 ‘시민주권 실현’을 외치며 도·시민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시민의회 구성, 숙의 토론 활성화, 온라인 참여 확대 등 다양한 공약이 쏟아지지만, 두 행정 구역이 거대하게 통합된 상황에서 만약 풀뿌리 자치 기구인 주민자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후보들이 외치는 시민주권은 일부 엘리트 활동가나 목소리 큰 소수만이 독점하는 상층부의 거버넌스 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주권 담론의 나열이 아니라, 새롭게 출범할 통합특별시의 4년 임기 동안 주민자치를 시정의 실질적인 파트너로 성장시킬 구체적이고 제도적인 실질화 방안이다.

그동안 주민자치는 지자체 내부의 지엽적인 행정 업무나 형식적인 예산 운영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 현실이다. 주민자치를 실질화하기 위해서는 자치의 논의 구조 자체를 통합특별시의 공식적인 제도권 안으로 과감하게 끌어들여야 한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도출한 의사결정이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결정에 따라 집행부가 움직이는 상향식 자치 행정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다. 최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행정 권력과 대등한 지위에서 정책을 결합할 수 있는 합의제 행정기관인 가칭 ‘시민주권위원회’ 설치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위원회 산하에 현장의 대표자들이 대거 참여해 직접 대안을 논의하는 민주적 대의 구조로서 강력한 ‘주민자치특별위원회’를 두는 형식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이러한 철학적·구조적 대전환을 안착시키기 위한 세가지 실질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는 ‘전남광주 주민자치 기본조례’의 전면적인 제정이다. 현재 각 시·군·구별로 파편화되고 이원화된 조례 체계를 넘어, 통합특별시의 위상에 걸맞은 독자적이고 강력한 자치 권한을 법적으로 명문화해야 한다. 특히 읍·면·동 단위의 풀뿌리 기구인 주민자치회에 공공시설 위탁 운영권, 마을 축제 기획·집행권, 기초 행정 사무 사전 심의권 등 실질적인 심의·의결권을 보장해 줄 때 주민자치회는 비로소 행정의 대등한 파트너로서 법적 지위를 확립하게 된다.

둘째는 합의제 행정기관 내 주민자치 거버넌스를 통한 의사결정 체계의 전면 혁신이다. 합의제 행정기관 내 주민자치특별위원회는 관료들의 지침을 수행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메가시티 차원의 주민자치 예산 배정 기준을 스스로 심의하고 자치 정책의 방향성을 직접 결정해야 한다. 주민들이 기획하고 툭별위원회가 의결한 사항을 집행부가 집행하는 구조로 행정 메커니즘을 바꿀 때, 주민들은 시정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효능감을 체감할 수 있다. 셋째는 읍·면·동 주민자치회 하부 구조로서 ‘시민회의’의 구성과 생활 밀착형 숙의 토론 구조의 제도화다. 자치가 거대 담론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주민들의 일상 공간인 마을과 골목길 단위에서 민주주의의 기초 체력이 길러져야 한다. 모든 읍·면·동에 개방형 시민회의를 구성해 주차, 쓰레기, 안전 등 골목길의 생생한 의제들을 치열하게 토론하고, 이것이 주민자치회를 거쳐 통합특별시의 정책과 예산으로 피드백되는 촘촘한 연결망을 완성해야 한다.

시민주권이라는 가치는 주민들이 골목길에 모여 앉아 작은 일부터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보는 주민자치의 매일매일이 쌓일 때 비로소 완성되는 값진 보상이다. 거대한 나무를 지탱하는 힘이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 깊은 곳의 실뿌리들에서 나오듯, 전남광주의 미래를 바꿀 진짜 동력은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읍·면·동의 골목길에서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주민자치 기본조례의 전면 제정과 합의제 행정기관을 통한 거버넌스 구축, 그리고 골목길 시민회의를 통한 숙의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삼박자가 어우러진 구체적인 자치 실질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남광주의 위대한 완성은 바로 그 골목길의 작은 목소리를 경청하고 제도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원문 기사 보기 : [광주매일신문]시민주권의 실현은 주민자치에서 부터 / 김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