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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과 김용민 교수 광주매일신문 오피니언 기고조회수 490
김지환2026.04.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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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특별시, 기초의회의 새로운 관점과 역할
우리에게 전남광주특별시는 현실이 됐다. 행정 효율성과 지역 경쟁력 제고라는 대의명분 아래 광역 단위의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논의의 중심에 있어야 할 ‘기초 민주주의’는 위태롭기만 하다. 특히 광역의회 의원 정수를 둘러싼 샅바 싸움에 치여 기초의회의 역할과 새로운 관점에 대해서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주민자치회 강화를 명분으로 기초의회 폐지까지 거론하지만, 과연 기초의회는 폐지돼야 하는 것일까? 통합특별시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기초의회 역할을 제안한다.
첫째, 기관 구성의 다양화와 ‘의회중심형’ 모델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법 제4조(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의 특례)가 신설됨에 따라, 이제는 지역 여건에 맞춰 의회가 행정기능까지 주도하는 기관통합형(의회중심형)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표준모델인 기관대립형은 단체장(집행기관)과 의회(의결기관)를 분리해 상호 견제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지난 30여년 간의 운영 결과는 상호견제가 아닌 행정권력의 독주였다. 통합특별시는 27개 시군구로 이뤄진 거대 광역정부이다. 통합특별시 산하 시군구는 기관구성의 다양화를 통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맞는 기관으로 구성돼야 한다. 전남의 일부 군은 3만이 되지 않지만, 광주의 일부 자치구는 42만명이나 된다. 인구수만 보면 14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향후 통합특별시는 27개 시군구가 기관구성의 다양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현재의 강시장-약의회 구조이지만 주민의 뜻을 더욱 세밀하게 반영하기 위해서는 기초의회가 단체장을 직접 선출하거나 행정의 주도권을 쥐는 ‘의회중심형’ 모델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는 행정의 효율성을 넘어 주민의 목소리가 정책의 출발점이 되는 진정한 의미의 자치 분권을 실현하는 길이다.
둘째, 기초의회는 광역이 흉내 낼 수 없는 ‘주민자치와 행정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기초의회의 가장 강력한 존치 명분은 광역 단위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주민 참여의 질’에 있다. 주민자치회, 주민참여예산제,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은 기초의회의 차별화된 핵심 과업이다. 광역의회는 수백만 명의 시민을 대표하기에 마을 단위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초의회는 ‘주민자치 거버넌스 지원센터’의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단순히 예산을 심의하는 것을 넘어, 주민자치회가 제안한 마을 의제가 실제 예산안으로 편성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통로를 열어주는 가교가 돼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민간의 자율성으로 움직인다면, 기초의회는 그 자율성이 행정적 결과물로 꽃피울 수 있도록 보증하고 지원하는 ‘정치적 엔진’이 돼야 하는 것이다.
셋째, 기초의회는 촘촘하고 단단한 ‘생활 안전망’의 설계자가 돼야 한다. 복지, 교육, 환경은 주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3대 축이다. 통합특별시 체제에서 일률적인 복지 서비스는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기초의회는 우리 동네만의 특화된 안전망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예컨대, 독거노인 돌봄이나 어린이 통학로 안전, 골목길 치안 등은 광역 단위의 거시 정책보다 기초 단위의 세심한 조례가 훨씬 효과적이다. 기초의회는 ‘동네 맞춤형 복지 전달체계 점검’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역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골목 상권 활성화 조례를 통해 실질적인 지역 경제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 기후 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마을 단위의 환경 감시와 쓰레기 처리 문제 역시 기초의회가 가장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다.
통합특별시 출범이 기초의회의 종말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행정이 비대해질수록 이를 견제할 풀뿌리 정치는 더 정교해져야 한다. 기초의회는 주민자치회와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라,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제도권 안에서 완성해주는 파트너다.
지금 필요한 논의는 “통합특별시라는 새로운 그릇에 기초의회의 생활 밀착형 기능을 어떻게 더 강력하게 담아낼 것인가”이다. 골목길의 민주주의가 살아있을 때, 비로소 전남광주특별시도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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