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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통합특별시, 돌봄정신건강을 시민 생활권 안으로
광주·전남 통합 논의는 이제 선언을 넘어 실행 단계로 들어섰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위한 단계별 이행안과 준비기구 설치, 정보시스템 통합 등을 논의했고, 지난 5일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전남도 역시 특별법 보완 과정에서 의료취약지역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역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한 공공의료 특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해 왔다. 이제 통합특별시 논의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나 행정구역 재편을 넘어, 시민의 건강과 돌봄 체계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돌봄과 정신건강 영역에서는 통합의 방향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청사 위치나 조직 개편이 아니라, 몸이 아플 때 얼마나 빨리 연결되는지, 마음이 무너질 때 어디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퇴원 후 회복이 지역사회 안에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우울, 불안, 고립, 외로움, 자살위험, 돌봄 공백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적절히 연결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 점에서 광주는 이미 의미 있는 기반을 갖고 있다. 광주시는 통합돌봄 정책을 통해 방문진료·간호·재활 서비스를 확대하고, 방문의료지원센터 운영, 의료돌봄매니저 배치, 병원 치료 이후 지역 돌봄 연계, 생애말기 돌봄 등을 추진해 왔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고립사 감소와 고립·은둔 대응 모델로 주목받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는 통합특별시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더 큰 행정’이 아니라 ‘더 촘촘한 생활권 건강안전망’임을 보여준다.
다만 통합이 곧 집중을 뜻해서는 안 된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자살예방센터,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같은 지역 기반 기관을 하나의 거대 조직으로 단순 통합하는 방식은 현실적 한계가 크다. 정신건강 서비스는 행정 효율보다 생활권 접근성과 대응 속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담양, 나주까지의 연계와 광주에서 목포, 여수, 해남, 완도까지를 하나의 본부 체계로 세밀하게 관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관리 범위가 넓어질수록 보고체계는 길어지고 현장 대응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정신건강 전달체계는 ‘하나로 모으는 방식’보다 ‘권역별로 책임을 나누고 기능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광주권, 목포권, 순천·여수권에 각각 권역본부를 두고, 각 권역본부가 해당 생활권 내 시군구를 지원하는 체계다. 권역본부는 위기대응 조정, 전문인력 교육, 공통사업 개발, 특성화사업 운영, 사례관리 지원, 성과관리 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각 시군구에는 주민과 가장 가까이 만나는 기초 거점을 유지해 방문, 상담, 연계, 사례관리를 직접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전체를 총괄하는 메인본부를 한 곳 두는 방식도 가능하다. 메인본부는 기획, 예산 조정, 정책 개발, 통합정보관리, 공통 성과지표 개발, 광역 차원의 위기대응 표준화 같은 기능을 맡고, 권역본부는 실행과 조정을 담당하는 구조다. 다시 말해 메인본부는 방향을 잡고 권역본부는 지역을 조정하며, 시군구 현장거점은 시민 곁에서 직접 움직이는 체계다. 넓은 전남 지역까지 실제 돌봄과 정신건강 서비스를 전달하려면 이런 다층적 운영체계가 필요하다.
통합특별시가 시민에게 약속해야 할 내용도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미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의 24시간 정신응급 대응체계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사업의 주 7일, 24시간 연계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역시 위기 발생 당일 초기 접촉이 시작되고, 늦어도 24시간 이내 실제 연계가 이뤄지는 수준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또 퇴원 이후 회복은 더 분명한 지표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평가에 따르면 퇴원 후 30일 이내 외래 또는 낮병동 방문율은 66.7%였고, OECD는 퇴원 후 7일 이내 후속관리를 중요한 질 지표로 본다. 통합특별시는 고위험군의 조기 추적과 퇴원환자의 연속적 치료 연계를 관리지표로 삼아야 한다.
방문간호와 정신건강 서비스의 접근성은 생활권 안에서 체감될 수 있어야 한다. 광주는 이미 통합돌봄 시행 21개월 동안 1만 7천486명의 시민에게 총 4만 6천577건의 가정 방문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 중 방문진료, 방문간호 등 재택의료 서비스만 3만 1천530건에 달했다. 방문의료지원센터 10곳을 운영하며 생활 현장 중심 돌봄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경험은 생활 현장 중심 돌봄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시민이 체감하는 것은 조직 개편 자체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할 때 얼마나 빨리, 얼마나 가까이 연결되느냐이다.
중요한 것은 통합의 이름이 아니라 통합의 방식이다. 센터를 한데 모아 규모만 키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정신건강 서비스는 가까울수록 강하고, 생활권에 맞을수록 효과적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진정으로 시민의 삶을 바꾸려면 중앙집중형 구조보다 권역별 책임성과 기초 현장 접근성을 함께 살리는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광주의 시민도, 전남의 읍면과 섬 지역 주민도 통합 이후의 변화를 단순한 행정 변화가 아니라 실제 생활 속 돌봄의 변화로 받아들일 수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더 큰 행정이 아니라 더 가까운 위로가 되어야 한다. 더 넓은 지도보다 더 따뜻한 연결이어야 한다. 통합의 미래는 청사의 위치가 아니라 시민의 하루에서 증명된다. 아플 때 더 빨리, 외로울 때 더 먼저, 무너질 때 더 가까이 다가오는 도시. 시민이 바라는 특별시는 아마 그런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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