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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예술학과 박장순학과장 광주매일 칼럼기고조회수 494
박신라2023.10.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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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청운의 꿈을 품고 미용업에 입문해 미용기술을 열심히 습득하고 연마하다가 이듬해에 IMF 경제위기를 접하게 됐다. 다수의 기업이 연쇄적으로 도산하면서 외환 보유액은 급감했고, 정부는 IMF에 20억 달러의 긴급 융자를 요청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외환위기 속에서 IMF로부터 총 195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지원받았고, IMF가 요구하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수용했다.

또 IMF의 요구에 따라 대대적인 경제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제통화기금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경제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많은 회사들은 부도와 경영 위기로 이어졌고, 직원의 대량 해고와 후속적인 경기 악화로 인해 너나 할 것 없이 총체적 난국 속에서 고통과 어려움을 겪던 시절이었다.

이때 필자가 근무하던 헤어살롱의 원장님께서 어느 날 이런 말씀을 하셨다. “지금 IMF 경제위기 때문에 해고와 실직당하는 직장인들이 많고 가정이 붕괴되거나 거리에 나앉는 이들도 속출하는 어려운 시기에 우리 미용인은 남들이 갖지 못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안전하게 생존할 수 있다. 그리고 한여름 땡볕에서 일하느라 고생하는 분들도 많은데 미용인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 속에서 고객 접객을 하니 ‘양반직업’이 아니겠는가”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던 당시에는 ‘여름에 시원한 에어컨 쐬면서 일하는 직업이 우리밖에 없나? 공무원, 사무원, 은행원, 대형마트 직원들도 동일 근무 환경인데 지나치게 자화자찬하고 계시네’라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미용업에 몸담은 지 삼십여 년이 가까워오고 필자의 나이도 지천명(知天命)을 훌쩍 넘기니 당시 원장님 말씀의 깊은 뜻을 어루 헤아릴 수 있을 듯하다. 미용업은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고 고되지만 일정 수준의 경력을 겸비한 후에는 ‘평생직업’으로서 경제력을 보장받는 직종이다. 단 본인의 건강이 뒷받침된다는 전제 조건에서만 해당한다.

헤어미용인은 남녀 고객의 헤어커트를 위한 가위 조작으로 인해 수년간의 경력을 지닌 후에는 손가락 기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특히 가위의 엄지환(thumb grip)과 맞닿는 손가락에서 기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또한 고객 모발을 컬러링하기 위한 모발 염모제의 알카리제, 암모니아, 과산화수소 성분도 헤어미용인의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남성헤어커트 시술 후 커팅 된 짧은 모발들이 헤어미용인의 손톱과 손바닥에 박히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피부미용인은 고객에게 전신관리 후 찾아오는 관절염과 근육통에 심지어 고객이 지닌 나쁜 기운을 시술자가 흡수하는 직업상의 특성으로 인해 자칫 건강관리에 소홀히 한다면 직업인의 수명 단축은 명명백백하다. 메이크업 미용인은 웨딩 예약 고객들이 잡혀있는 주말마다 새벽 4-5시에 기상하는 일과가 일상이 된지 오래이기 때문에 현직에 종사하는 한 주말에 개인 일상을 영위하는 일은 포기해야 한다.

네일미용인은 시술 자세로 인해 목 디스크의 유발과 만성적인 허리 통증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얼마 전 미국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객의 손톱과 발톱을 아름답게 치장하는 매니큐어(네일 폴리쉬)에서 ‘트리페닐 포스페이트(TPHP)’이라는 독성물질이 검출됐다고 한다. 이는 합성수지나 고무를 유연하게 제조하는 플라스틱 성형 물질로 인체에 흡수되면 호르몬 조절과 내분비계 장애 유발, 신진대사와 생식 및 성장에 이르기까지 장애를 조장하는 독성물질이다. 따라서 네일 미용인은 시술 시 호흡기 보호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고 수시로 작업장의 환기와 정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헤어, 피부, 메이크업, 네일 등 미용인들은 근무시간 중이더라도 고객이 없을 때는 수시로 가벼운 스크레칭을 해야 한다. 여기에 실내의 찌든 공기에서 벗어나 외부의 청명한 공기를 자주 흡입하고 햇볕을 적당한 쐬면서 비타민D 합성에도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퇴근 후에는 기다리는 가사 노동과 지친 몸을 핑계 삼지 말고 수영장을 방문한다던지 요가나 필라테스(Pilates) 등 본인의 취향과 체력에 부합하는 선에서 운동을 택해 건강관리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백세시대에 걸맞게 나이 육칠십 살 넘어서까지 미용업에 현역으로 종사하면서 미용인으로서의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