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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매개체로 예술활동하며 멍든 심리 치료” --- 남도일보조회수 3940
입학홍보2011.12.21 13:26
“음식 매개체로 예술활동하며 멍든 심리 치료”
입력: 2011.12.19 00:00

한국푸드아트테라피학회 학술대회 송원대학교서 성료
송원대·남도일보 주관…전국 200여 푸드치료사 참석
지난 17일 송원대 대강당에서 한국푸드아트테라피학회 학술대회가 열려 전국 각지의 푸드예술치료사 회원 200여명이 참가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한국푸드아트테라피학회 제공
최근 현대문명의 발달로 인간의 심리상태에서 비롯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음식 재료를 매개체로 예술활동을 하면서 심리치료를 하는 학술대회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지난 17일 송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푸드아트테라피학회(회장 이정연 목포대 교수) 제4차 학술대회에 전국 각지에서 200여명의 푸드예술치료사 회원들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송원대학교(총장 최수태)와 남도일보가 주관한 이번 학술대회는 ‘관계치료와 푸드아트테라피’라는 주제로 송원대 백현옥 교수의 사회와 최수태 총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전북대 정혜정 교수의 기조강연, 백성대 조주영 교수와 명지전문대 조은숙 교수의 주제발표 등이 이어졌다.

푸드아트테라피(FAT)는 이정연 목포대 교수에 의해 지난 2005년 이론과 실제 기법 등이 개발돼 현재 전국 각지의 여러 현장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중이다.

회원들은 주로 아동, 청소년, 가족 상담분야의 상담전문가들과 영양교사, 아동요리조리사 등 음식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 외에도 놀이치료, 예술치료 등과 접목해 방과후교실, 청소년인터넷중독예방센터, 노인주간보호기관, 건강가정지원센터, 드림스타트센터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매년 교육청 교육연수원에서 주관하는 영양교사 직무연수, 자율연수 프로그램에도 보급돼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영양상담에도 적용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음식이 가진 보편성으로 인해 마음열기와 마음 나누기에 효과적이어서 미혼모,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상담활동에도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푸드아트테라피는 쉽게 말하면 음식으로 예술놀이를 하면서 생명체를 살리는 테라피다. 우리 문화에 배어있는 전통적인 동양사상과 공동체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살림, 생활, 테라피를 통합적으로 해나가는 셀프힐링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정연 회장은 “자연주의 테라피 FAT는 식품 재료 자체가 지닌 감성적 요소와 음식이 주는 심리적 위로의 기능, 요리과정 전반에 걸친 즐거운 체험활동이 어우러져 정겨운 한마당을 즐기고 나누는 과정으로 진행된다”며 “이는 인류가 해온 가장 오래된 테라피이면서도 기존의 예술치료요법들이 지닌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테라피”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주요 내용.

◆현대 사회와 테라피
사람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기분이 나빠서 불행한 경우가 많다. 감정의 흐름은 기상 변화와 같이 늘 다르게 마련이지만, 우리는 감정의 주인이 되기보다는 감정에 휩싸여 들뜨기도 하고,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기도 한다.

살다보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의 굴곡을 겪으면서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지, 최선을 다해도 왜 나아지지 않는 지 등의 하소연을 하며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거나 다른 일탈을 꿈꾸기도 한다.

바쁘게 살면서 어느 순간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면 세상의 변해가는 속도에 어지러울 정도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도 없는 교차로에 서서, 우리는 수많은 문제를 등에 업고 현대사회의 어지러운 물결을 헤쳐 나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반영하듯 인간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쉽고 가벼운 문화가 만연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골치아픈 것을 싫어함에 따라 유흥산업, 코미디 프로, 인터넷 사주팔자 등 머리를 쓰지 않고 즐거움을 주는 오락 프로가 늘고 있다.

각종 테라피가 번성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소위 바디 앤드 마인드 비즈니스(body & mind business)가 현대사회에 지친 영혼을 상대로 제품을 개발하고 장사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테라피, 스파, 요가, 명상과 같은 단어가 이젠 생소하지 않게 받아 들여진다.

◆왜 음식인가
흔히 음식이 곧 보약이라고 한다. 건강을 다루는 프로가 늘면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웰빙 바람과 함께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음식이 보약이란 말은 단지 신체적인 면뿐 아니라 심리적인 면으로까지 연장된다.

빵이나 과자를 만드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집안에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고 아이들은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맛있는 간식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아채고 환호성을 지른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음식은 단순히 식량일 뿐 아니라 인간의 생활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으레 제단에 음식이 바쳐졌으며, 하늘에 고하고 안녕을 비는 정기적인 의례를 치렀다.

이처럼 음식은 우리 생활에 있어서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민속명절 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모임에서 현재도 그 상징성을 구현한다. 회식에서 건배를 하거나, 대입 합격을 비는 찹쌀떡 등은 모두 행복과 안녕, 성공을 기원하는 주술적인 소망을 담고 있다.

푸드 아트 테라피는 음식이 가져다 주는 감각적인 즐거움과 심리적인 위로, 그리고 재미있는 놀이를 심리치료에 적용한 것이다. 음식이 지니는 심리적인 보약의 속성을 확신하고, 심리치료에 과일이나 야채, 곡류 등의 재료를 적용한 자연주의 예술치료 활동이다. 보기만 해도, 만지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재료를 사용해 예술 작품을 형상화해보면서 활기와 에너지가 생기고, 또 끝난 후에는 즉석에서 맛있는 음식을 해먹으면서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놀이이며, 체험학습이다.

◆음식과 이야기 그리고 테라피
일상생활과 상담 장면에서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언어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서 적당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릴 때는 말귀를 알아듣고 전달하는 게 미숙하고, 사춘기는 이유없는 반항으로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를 거부한다.

이렇게 보면 언어란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이면서도 마음대로 따라와 주지 않는 면이 있는 것이다.

대화를 이끄는 언어가 대화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면 다른 대안적 도구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예술치료는 비언어적 활동을 통해 심리치료를 하는 효율적인 대안으로 인정받고 있다. 푸드 아트 테라피는 예술치료의 하나로서 나만의 상형문자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재료와 색채, 형태를 사용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무의식적으로 표출된 의미를 나름대로 분석해보면서 또 다른 느낌을 감지하게 된다.

사람들이 모여앉아 야채를 다듬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지금처럼 가공식품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어느 부엌이든 원재료를 다듬는 일이 하나의 과제였다. 넓은 마당에 둘러 앉아 제 철에 수확한 먹거리를 나르고, 분류하고, 다듬고, 저장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특별한 주제를 정한 것도 아니요, 정보 교환도 아니며, 그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의지해 노동과 여가를 함께 즐기는 과정이 자연스레 펼쳐진다. 푸드 아트 테라피에서는 그러한 음식 준비과정의 속성을 그대로 가지고 출발하므로 다른 테라피에 비해 서로 마음의 벽을 트고 활발하게 작업하는 장점이 있다.

식품을 매개체로 하는 치료과정이 다른 예술치료과정에 비해 더 자연스러운 것은 이 때문이며, 특별히 의도하지 않아도 집단의 결속력을 증진시키고, 대인관계가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오게된다. 밀가루 반죽을 하면서 가족이 모여앉아 대화를 나누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가족간에 굳이 무리해서 비싼 외식을 하거나, 해외여행을 계획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연주의 테라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체험학습에서는 오감을 경험하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숲 냄새도 맡고, 새소리도 듣고, 시냇가에서 올챙이도 잡아보면서 인위적인 학습과정에서 메마르기 쉬운 감수성을 회복하는 과정이 전인적인 발달에 필수적이기 때문.

마찬가지로 과일을 만지고, 소금을 솔솔 뿌려보고, 야채썰기를 하면서 우리는 자연과 가까워지고, 생명체가 지닌 칼라 에너지와 생명에너지를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 식품이 단지 재료가 아니라 생명체들간의 교감이 이뤄지고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그래서 닫힌 마음을 치유하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면 이것은 테라피의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게다가 자연이 빚은 식품으로 예술활동을 하고 해체한 후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험은 자연과 인간의 순환과 연결성을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큰 수술을 받고도 방사선 치료와 같은 오랜 기간 투병생활을 해야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푸드아트 테라피는 효과가 크다. 죽음보다 더 힘든 고통과 불안을 경감시키는 데에는 일상생활에서 생명에너지를 가까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환자와 환자를 돌보는 가족원들이 집에서 간단한 재료로 창의적인 활동에 몰입하면서 즉각적인 즐거움과 활기를 함께 경험하는 것은 분명히 건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정리/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