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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과 김용민교수 광주매일신문 칼럼기고조회수 421
정순성2022.12.1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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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즐거운 주민자치


이락페스티벌, 처음 들어보면 ‘무슨 축제이지?’ 할 것이다. 이락(里樂·마을과 함께하는 우리, 새롭게 시작하는 즐거움), 마을이 즐거운 축제이다. 광주 자치구 중 한 곳에서 매년 열리는 축제에 초대를 받아 갔다. 축제 프로그램은 마을 노래 부르기, 마을공동체 자랑하기, 청장과의 토크콘서트 등 다양하게 진행됐다. 흥미로웠던 것은 무대에서 율동에 맞추어 마을 노래를 부르는데, 객석에서 너도 나도 일어나서 함께 부르고 율동을 따라 하면서 한판 춤사위가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마을공동체 자랑하기는 마을 주민이 마을을 위해서 공동체에서 진행된 사업인데, 기후위기에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 꽃길 조성, 각종 봉사활동 등 공동체 수준이 생각보다 높았다. 모든 마을이 이 정도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면 주민자치는 이미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마을공동체 자랑하기를 보고 마을의 발전단계를 다섯 단계로 나누어 공동체 형성 과정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단계는 마을 알기(씨앗심기)이다. 마을에는 사람들이 모여 산다. 아파트에서 살던, 주택에서 살던 이웃이 있다. 공동체의 핵심은 사람이다. 이웃을 아는 일은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첫 번째 단계라 할 수 있다. 또한, 마을은 자원들이 많다. 마을에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즉 역사자원이 많다. 마을에는 다양한 직업과 직종이 함께 모여 산다, 즉 경제자원도 많다. 우리 마을에는 학교가 몇 개이고, 경로당에 다니시는 어르신들은 몇 명이며, 어려운 이웃들이 있는지 등을 살피는 일, 마을을 우선 알아야 공동체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 마을을 알아가는 일은 즐거워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마을에서 봉사(꽃피우기)하기이다. 자신이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보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마을공동체에 들어가서 일을 하면 빠르기는 하겠지만, 공동체와 자신이 잘 맞아야 한다. 마을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모든 봉사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봉사를 할 것인지 고민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이웃과 함께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또한 마을에서 봉사하는 일은 즐거워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마을활동가(열매맺기)로 활동하기이다. 마을의 인적·물적자원을 알고 마을 봉사활동에 재미가 있으면 마을활동가로 성장하게 된다. 마을을 계획하고 비전을 세우는 일에 좀더 앞장서서 활동하게 된다. 마을활동가의 길은 더소 힘이 들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마을 일을 병행하면서 하다 보면 지칠 수도 있다. 사람을 만나고 마을이 발전하는 것을 보면 흥분되며 뿌듯하다. 마을활동가의 일 또한 즐거워야 한다.

네 번째 단계는 사람자원발굴(수확하기)이다.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안 된다. 다수의 마을활동가들이 필요하다.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마을활동가를 발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을에 참여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누구와 함께 하고 싶어도 사람들을 몰라서, 봉사는 하고 싶은데 어디에서 할 줄 몰라서 머뭇거리는 이웃을 손잡아 주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지함으로써 사람 자원을 발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람 자원이 발굴되면 즐겁다.

다섯 번째 단계는 마을리더로 성장(재능기부로 나눔)이다. ‘리더’는 ‘함께하는 대표자’를 의미하고 ‘보스’는 ‘함께하지 않지만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보스는 나라고 하지만 리더는 우리라고 한다. 보스는 가라고 명령하지만, 리더는 같이 가자라고 한다. 이것이 리더와 보스의 차이이다. 마을공동체에는 리더가 필요하다. 리더로서 나는 즐거워야 한다.

마을을 알고, 마을에서 봉사하고, 마을 사람들을 만나고, 마을 일을 하면서, 마을의 리더로서 성장하는 일은 모두가 즐거워야 한다. 마을이 즐겁다면 마을은 성장할 것이다. 즐거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참여해야 한다. 이것이 주민이 주인인 마을 자치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