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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학과 백현옥교수 남도일보 오피니언 칼럼기고조회수 522
박지호2022.07.0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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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 이를 거꾸로 말하면 온 마을이 무심하면 한 아이를 망칠 수 있단 뜻도 돼.” 올해 초,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비행과 그들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또는 어디까지 생각해봐야 할까하는 의문을 던져준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에 나오는 대사이다.

 

부모교육이나 상담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던 문장을 이렇게 바라보니 우리 사회가 변화해 가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생각되기도 했다. 온 마을이 무심하면 한 아이를 망칠 수 있다는 말이 가슴에 콕 박힌 가시처럼 한참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예전 누군가의 성공기를 읽다 보면, 힘든 상황을 겪게 되는 그들에게는 늘 따뜻한 관심을 보여주고 힘을 주는 누군가가 있었다. 그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생을 보여주시던 부모님일 수도 있고, 엄하시지만 진정 가르침을 주시던 담임선생님일 수도 있고, 늘 든든한 곁을 지켜주던 가까운 누군가 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근래는 왜 나쁜 길로 인도하는 사람이 더 많게 보이는지 잘 모르겠다.

 

뉴스를 보다 보면 친구가, 연인관계에서, 계부나 계모, 친구의 아빠나 동네에서의 누군가가 오히려 어린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아니 오히려 더 가까운 가족의 경우에 더 그렇다. 일례로, 완도에서 실종된 광주 초등학생 일가족이 승용차를 인양한 결과 모두 차 안에서 발견되었다. 온 가족이 사라진 상황에서 설마 아이와 함께인데 동반자살을 택했겠냐는 우려가 무색하게도 말이다.

 

한 가족의 비극을 접하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경찰 조사에서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겠지만 10살 어린 초등학생을 데리고 죽음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한 가족의 여러 상황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초래된 결과들이, 그리고 그 결과를 떠안아야 할 사람들이 떠올랐다.

 

벌써 언론에서는 학교와 APO(학대예방경찰관)의 책임을 도마 위에 올렸다. 1년의 정해진 교외체험학습 일수를 한 학기에 모두 사용했는데도 별 다른 제지가 없었다며, 부모가 신청한 체험학습의 증빙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학교에서 신고를 했을 때 동행조건이 성립되지 않아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며, 여러 질타 섞인 기사를 쏟아 내고 있다. 물론, 그들의 비극이 안타깝고, 누군가가 한번쯤 더 들여다 봐줬다면 좋았겠지만, 지금의 기사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까를 고민해 보고 싶다. 누군가를 향한 비난이나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막을 수 있는 어떤 방안이 없었을까?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그 온 마을에는 가족들과 이웃, 관계를 맺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전문성을 지닌 몇 사람이 책임을 져야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확인하고 움직여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부에서도 각 부처마다 새로운, 더 나은 사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처끼리 협력하여 한 사업이 더 많은 홍보를 통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닿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관과 사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존하는 사업들이 더 많은 수혜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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