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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예도의 '선녀씨 이야기'에 빠지다.조회수 1286
관리자 (chambit)2012.06.25 14:52

“아이고! 아이고! 누~야! 우리 누~야!” 누나가 세상을 떠나 슬퍼하는 남동생의 곡소리가 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하지만 이 내 “우리 누~야의 장례식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디 우리 누~야는 평소에 핸드폰 소리를 제일 싫어했다니까요. 장례식장에서는 핸드폰을 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동반한 재미있는 대사를 넙죽 내뱉는다. 관객석에 우당탕탕 난입한 할아버지가 연극 상연을 알리는 인사를 재미있는 상황극으로 풀어낸 것이다.

매년 6월이면 ‘전국 연극제’가 열린다. ‘전국 연극제’는 각 지역별 예선을 거친 우수한 작품들이 지역 대표로 참여하는 성대한 연극제이다. 이번 ‘제30회 전국연극제’는 우리 고장 광주에서 6월 5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공연은 빛고을시민문화관과 문화예술회관에서 번갈아 가면서 열린다. 지금까지 공연된 작품 중에서 나의 인상에 깊게 남았던 작품은 11일 월요일에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공연된 극단 ‘예도’의 ‘선녀씨 이야기’이다. 극단 ‘예도’는 경남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아 이번 ‘전국 연극제’에 참여한 실력파 극단이다.

특히 세심한 조명으로 연극의 완성도가 높기로 유명한 극단이기도 하다. 이번 극단 ‘예도’의 연극 공연에서 딱딱 맞아 떨어지는 조명과 음향은 극에 몰입도를 높여주었고, 어느새 나는 ‘선녀씨 이야기’ 속에 퐁당 빠져 버렸다.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이선녀’ 할머니의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집을 나간 뒤 십 년이 지난 뒤 어머니의 장례식에 맞추어 돌아온 아들이 어머니 영정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가족의 지난 시간들을 되짚어 본다. 더불어 요즈음 경제적 사정으로 혹은 자식들의 이기심으로 무너져 가는 가정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던져준다.

공연 중 ‘이선녀’ 할머니의 “너희가 언제 나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준 적이 있었냐!”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과연 ‘이선녀’로 상징되어지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준 적이 있었나? 아니다. 우리는 왜 내가 화가 나고 짜증날 때는 ‘어머니’를 찾으면서, 막상 ‘어머니’가 우리를 찾을 때 애타는 그 시선을 못 본채 하는 것일까? ‘어머니’의 아픈 마음을 바라보며, 작품을 보는 내내 그동안 나에게 찬밥신세를 받았던 ‘우리 엄마’가 생각이 났다.

이 작품은 ‘경남연극제’에서 ‘사실주의적 작품에 비사실적 판타지를 활용해 창의력을 발휘한 수작’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선녀씨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들이 대화를 나누며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비사실적 판타지 요소가 교묘하게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또한 눈물만 자아내기 쉬운 장례식이라는 배경에, 큰 웃음들을 더하면서 관객들에게 더 큰 감동을 선사하였다. 남은 연극제 기간 동안 더 많은 연극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

정겨운 기자 mini0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