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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와 오류의 차이시론조회수 5225
신문방송국 (swnews)2015.06.04 13:14


외국어습득의 오류분석 가설에서는 실수와 오류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어떤 문장을 입으로 발화해 냈거나 글로 써냈을 때 그 문장의 문법을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도 부주의나 실수로 틀리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음성으로 발화해내거나 글로 써내기 이전에 그 문장의 문법에 대한 본래의 능력에 결함이 있어서 틀린 것이 아니고 혀놀림의 잘못이거나 말더듬 때문에 또는 일시적이고 우발적으로 비문법적인 문장을 썼기 때문에 언어수행의 과정에서 틀린 것이다. 이러한 경우의 틀림을 ‘실수(mistake)’라고 말한다. 실수는 차후 자기 스스로 문장이 틀렸음을 발견해서 정확하게 교정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머릿속에 입력된 문법 지식이 부정확해서 문장을 말로 하거나 글로 쓸 때 틀리는 경우를 ‘오류(error)’라고 한다. 이런 경우는 문장의 틀린 부분을 자기 스스로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교정할 수도 없다. 예를 들면, 작문과정에서 틀린 부분이 많이 있지만 차후에 다시 읽고 자기스스로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서 교정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정반대로 자기가 쓴 글의 내용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고도 틀린 곳을 발견하지 못하고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외국어습득에서 전자의 경우를 실수를 범했다고 말하고 후자의 경우를 오류를 범했다고 말한다. 요약하면, 머릿속에 저장된 문법 지식을 정상인데도 밖으로 나타난 행위가 잘못된 것은 실수라 하고, 머릿속에 입력된 문법 규칙에 대한 정보가 잘못 입력되어 부정확해서 입 밖으로 나타난 행위가 틀리는 경우를 오류라고 말한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지난밤에 동료들과 함께 과음을 해서 상대방에게 말 실수를 한 경우, 다음 날 자신의 무례한 행동을 반성하고 사과를 했다면 그런 사람을 가리켜 실수를 범했다고 말한다. 반면에 다음날 자신의 무례한 행동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끝까지 자기 행동이 옳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을 가리켜 오류를 범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오류를 자주 범하는 사람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면 모순 덩어리의 사람인데도 한상 자기 자신의 주의주장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람은 타인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거나 자신의 잘못을 발견해서 교정해 낼 수 있는 힘이 없다. 따라서 오류를 범한 사람은 독선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기 쉽다. 정치인의 경우도 오류를 범한 정치인은 국민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행동하고 애국자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정치가는 무서운 독재자가 되 수도 있다.

인간은 신이 아닌 이상 잘못이나 실수를 저지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실수나 과오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신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는 무능한 사람일 것이다.

이 점에서 아무 일도 안함으로 실수가 없는 사람보다 어떤 일을 의욕적으로 해보려다가 실수를 저지른 사람을 더 칭찬하고 싶다.

그 이유는 어떤 일을 하다가 실수를 저지른 사람보다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므로 과오를 범하지 않은 사람이 실은 더 부끄러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요나스 서크는 “인생은 실수를 저지르고, 실수를 고쳐나가는 과정이다.” 라고 했다. 실수란 그 무엇을 하려다가 안 된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실수에는 그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뜻과 노력이 숨어있다. 따라서 실수가 없는 삶이란 어떤 의미에서 인생을 멋없고 용감하게 살기보다는 째째하고 무미건조하게 살려고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결코 실수를 찬양하는 것은 아니다. 실수를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하는 삶을 꾸짖고 싶을 따름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실수나 과오를 통해 남을 비난하고 자기 책임을 회피하기 보다는 그것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만일 실수에서도 겸손히 배우려는 태도만 갖는다면 그는 적어도 앞으로는 그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큰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그대로 시인할 수 있는 관용과 그것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 현명함과 그리고 그러한 과오를 고치기 위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극히 인간적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의 차이는 똑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하느냐 안하느냐에 있다.

일상생활에서 가능한 한 실수를 범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오류를 범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오류를 범한 사람이 너무 많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얼마 있으면 5·18 민주화운동 35주년을 맞는다. 우리 광주는 민주화를 이룩하고 품격 있는 시민사회를 이루어내고자 몸부림해온 도시이다. 혹여나 민주화를 강조하면서 반민주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모두 새로운 다짐을 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민주주의를 우리의 절대 가치로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민주화를 이룩하기 위한 방식이나 행동도 민주적이어야 한다. 민주화 과정에서 누구도 반민주적인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