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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자유와 언론의 책임을 강조하는 송원대학교 신문방송국

겨울여행사설조회수 3409
신문방송국 (swnews)2015.05.31 15:34

온통 세계가 겨울풍경으로 가득하다. 며칠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커다란 함박눈이 거리를 뒤덮기 시작한다. 시간보다 우리 곁을 더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게 또 뭐가 있을까. 때에 맞추어 대학들도 학기를 정리하는 종강이 시작되고 곧이어 학기말 고사가 끝날 것이고 캠퍼스나 학생들은 긴 동면의 겨울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여행은 젊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경험이며 진정한 교육의 현장이라고들 말한다. 나그네의 길을 걸으면서 자유와 지혜를 얻고 그 속에서 자신을 극복하고 남을 이해하려는 배려와 관용의 미덕을 찾아나서는 게 여행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여행의 범위를 개념적으로만 해석하지 말자는 것이다. 단순히 집을 벗어나와 길을 쫓아서 먼 곳으로 이동하는 좁은 의미의 여행만으로 보지 말자는 것이다. 대학생인 우리는 모든 사물에 접근하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있어서 대학생의 품격에 알맞은 방식과 대학생의 정신에 부합한 성실성을 동반해야 한다. 그것이 대학생이고 젊은이의 주체성이고 주인의식이다. 이것이 젊은 사고이고 상상이고 창조정신인 것이다.

내가 태어난 도시 이곳저곳을 세세히 관찰하는 것도 여행이고, 이런저런 조건과 제약으로 미처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도 여행이고, 자신의 판단과 결정이 섰을 때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바깥세상에 진입해서 많은 부류의 사람들과 동행해보는 것도 여행이고, 부족했던 전공교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가까운 동네 도서관을 찾아가는 것, 더 큰 안목을 기르기 위해 대학의 토론회나 언론사의 정책발표 같은 공공의 장소에 자신의 열정을 쏟아보는 것도 여행이고, 가족과의 대화의 가치를 새삼 깨닫고 거기에 시간을 투자해보는 것도 유익한 여행이고, 그간 소홀히 했던 친구들에게 따듯한 마음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편지를 써보는 것도 여행이다. 어찌 보면 우리의 일상 자체가 여행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이 희노애락의 연속이듯 여행에서 얻는 일체의 수확물이 반드시 우리들에게 기쁨과 즐거움만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다. 노동이 신체를 튼튼하게 하는 것처럼 경험은 그것도 고통을 수반한 참된 경험은 인간을 성숙하게 해준다. 꿈을 밀고 나가는 힘은 이성도 아니고 두뇌도 아니고 오로지 심장인 것이다.

이제 학기가 끝나가고 우리에게는 한층 여유가 있는 동계방학이다. 학기 중에는 어려운 자신만의 시간표를 꾸릴 수 있는 환경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방학의 장점이고 대학생의 특권이기도 하다. 대학의 방학은 이런 여행을 하는데 얼마나 소중하고 긴 시간인가. 이런 방학을 가치 있게 보내보자는 목소리가 이번 칼럼의 취지이다. 사실 요즘 학생들이 학기 중에 많이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는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많은 부작용을 불러오고 있어서다. 최소한 대학생이라면 자신의 언행에 대해 명쾌한 명분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게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상 여유가 많은 방학 중의 이런저런 투자는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기쁜 경험이든 슬픈 경험이든 많은 경험 속에서 더하기와 빼기를 하면서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가짐만 강건하고 뿌리가 깊다면 그런 모든 시간과 공간은 자기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고 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고 말한다. 다음 학기에는 훨씬 성숙한 모습으로 교정에서 만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