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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주는 마약, 유아 스마트폰 중독시론조회수 5069
관리자 (chambit)2012.05.24 14:34

정 아 란 / 교육학박사ㆍ유아교육과 교수

 

최근 식당이나 혹은 기차 안 등 조용히 있어야 하는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주어 아이가 스마트폰 놀이에 정신없이 빠져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퇴근하여 놀아주기가 피곤하여 스마트폰을 주는 경우도 없지 않다. 스마트폰을 아이들한테 주기만 하면 아이들의 울음, 칭얼거림이 사라지기에 아이에게 마약이 되는 무서운 중독이 될 줄은 짐작이나 하겠는가? 많은 유아용 어플리케이션들은 어른이 봐도 중독성이 상당히 강한데도 말이다. 사실 어른보다 더 능숙하게 잘 만지는 아이들도 종종 본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선 지금, 삶의 방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정보 유통이 일상화된 현대인을 가리키는 ‘호모 모빌리스(Homo Mobilis)’란 신조어가 등장하고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다. 스마트폰은 매일 손에 들고 다니며 소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정된 장소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컴퓨터보다 더 무서운 중독이 될 수 있음을 애초부터 예상했어야 했다. 
스마트폰 중독의 초기 증상은 스마트폰이 손에 잠시라도 없으면 마치 금단 현상을 느끼듯 불안하고 초조함을 느끼고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학생들은 어떠한가? 스쿨버스 안에서, 교정에서, 강의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컵라면을 먹으면서도 잠시도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친구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스마트폰으로 대화한다. 모든 것이 스마트폰으로 해결된다. 이미 10대 아이들도 스마트폰을 자유자제로 사용한지 오래다. 인터넷 게임, 채팅 등 본인의 필요에 맞게 맞춰서 사용할 수 있으니 매력적이어서 지금부터는 공부를 해야지…, 이제는 집중을 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자신의 뇌와는 상관없이 이미 손은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다.
오죽 하면 내 손안의 마약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을까?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했다는 교사를 폭행한 학생들이 매스컴에 등장하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일명 스마트폰 중독 세대가 전 연령대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그 수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알아야 한다. 이런 스마트폰 중독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던 컴퓨터 게임 중독과 인터넷 중독이 모바일로 고스란히 더욱 강력하게 옮겨온 것이다. 소셜 네트워킹서비스인 트위터나 게임, 인터넷 검색, 애플리케이션, 무료 와이파이 존(Wi-Fi zone)의 확대에 따른 인터넷 과다사용으로 성인조차도 개인의 일상을 깨뜨리고 업무에 차질을 빚는 등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못하고 있다. 한국 인터넷진흥원의 2011년 무선 인터넷 이용실태에 따르면 만 12~19세 스마트폰 이용률은 2010년 5.3%에서 2011년 40%로 급증했다한다. 특이한 점은 컴퓨터 인터넷 게임중독은 남자청소년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스마트폰 중독은 남녀차별이 없다는 점이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여자 청소년들 특성상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 등 채팅이나 매신저에 빠져들 확률이 더 높아 더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우리나라에 비해 스마트폰의 보급이 더욱 일반화 돼있는 미국의 경우 스마트폰 중독 문제에 대한 인식 필요성이 일찍부터 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어 왔었다. 컴퓨터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므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되도록 늦게 접하게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학술지는 스마트 기기에 지나치게 중독되면 느리게 변화하는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팝콘브레인’으로 뇌 구조가 바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팝콘처럼 뛰어 오르는 것에는 반응하지만 느리게 변화하는 실제 현실의 뇌, 스마트 기기, 놀이 등으로 인하여 생각의 중추인 뇌의 우측 전두협 활동이 떨어지게 되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틱 등 심각한 질환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정보를 저장하는 암기력이나 기억력, 집중력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스마트폰을 본인 뇌의 일부처럼 저장하고 사용하다보니 워킹메모리를 점차 사용하지 않게 되고 퇴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워킹 메모리가 떨어지는 아이일수록 수업 중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집중력을 잃고 추상적 사고와 사회적 판단력이 분명치 못한 아이가 되고 마는 것이다. 또 영국에서는 3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디지털매체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임신을 했을 때는 최대한 멀리하라고 권장한다.

 

TV중독에서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이제는 스마트 폰 중독!

 

지금 강의실에 앉아있는 우리 학생들은 과연 한 달에 책 1권이라도 읽는가? 심지어는 1년에 1권도 읽지 않는다는 설문지 답을 봤을 때 가슴이 아렸다. 단 한 줄의 책보다는 1초라도 스마트폰을 두드리는 것으로 청춘을 보내는 우리 학생들. 오늘도 강의 도중 책상 밑에서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학생을 바라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제는 강의 중이라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시켜야 하지 않을까? 금쪽같은 청춘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