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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자유와 언론의 책임을 강조하는 송원대학교 신문방송국

Be yourself시론조회수 5221
관리자 (chambit)2013.09.24 11:47

백명 / 간호학과 교수


천고불변의 진리 중 하나가 “자신을 구(求)하는 건 자기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자유로움과 평온함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증명해 보이고자 애쓸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불안을 감추기 위한 자신감으로 스스로를 내세우는 부질없는 모습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면 할수록 그만큼 자기 자신과의 괴리감이 생기며, 자신을 부정하고 회피하게 됨으로써 괴롭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조급해 하지 않고 완벽한 것만이 전부라는 생각만 버리더라도 자신과 현재 상황을 직면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삶 속으로 한걸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먼저 자각(自覺)을 통한 자신과의 연결이 필수입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태어나 관계 속에서 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관계에 도움이 되는 의사소통 기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인간존재(Human being)에 대한 탐구나 이해가 없이는 이러한 방법론만으로는 낮은 에너지에 집중하다가 결국 한계에 이르고 맙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는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그리고 소통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는 곧 자기인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식은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해서 아는 것으로 우리는 인식을 통해 지식을 획득하게 되는데 이러한 지식은 보편타당하다는 논리로 강력한 힘을 갖습니다. 지식은 개념(槪念)의 합을 말하는데, 개념이란 뜻의 ‘컨셉트(concept)'는 ‘함께'라는 의미의 ‘con'과 ‘취하다'라는 의미의 ‘capere'를 합쳐 만들어 졌으며 많은 것을 ‘함께 취하게' 해준다는 뜻입니다. 한편, 개념의 한자를 들여다 보면 개념에서 개(槪)는 평미레(말이나 되에 곡식을 담고 그 위를 평평하게 밀어 고르게 하는 데 쓰는 방망이 모양의 기구)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개념은 ‘평미레질이 된 생각', ‘정확히 다듬어 진 생각'을 말합니다.

보통 이런 지식이 신념으로 내재화되기 때문에 자신의 신념이 어느 지식에서 비롯된 것인지, 어떤 상황과 배경에서 형성된 것인지를 살펴보고 신념에 대한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분별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분별력이란 현실을 왜곡이나 판단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각'상태가 가능한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각이 이루어지면 신념이나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있는 그대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갖게 되며 용기는 본인이 알지 못하는 것까지 완전하게 수용하게 해 줍니다. 또한 자기존재를 있는 그대로 허용하게 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취약성까지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될 뿐 아니라 자신이 어떤 두려움이 있는지 알게 되어 더 이상 비난이나 불평을 하지 않게 됩니다. 비난과 불평은 두렵거나 취약할 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외부로 손을 뻗지 않아도 되며,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자각하지 못한 경우에는 다른 사람을 쫓아 따라가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무엇을 해야 한다', ‘무엇이어야 한다.' 라는 압박감으로 그것을 목표라고 착각하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진정한 목표이기 보다는 외적 자극으로 인해 남들처럼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막연한 욕망에 의한 기대치로 형성된 거품에 불과합니다. 자신의 목표는 당위성보다는 ‘내가 그것을 하기로 한다'는 선택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며 그것이 자신의 진정한 목표라면 지금 우리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 목표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과의 비교나 경쟁이 아닌 자신의 존재 자체에 집중하면서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에 대한 기쁨과 감사함으로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건 자기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 서구의 영적 스승가인 ‘바이런 케이티(Byron Katie)에 의하면 생각은 그 자체가 해로운 것이 아니지만 그 생각에 덧붙여지는 우리의 집착이 괴로움을 가져다 주며, 그 집착은 생각에 의문을 품어볼 시도도 하지 않은 채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생각을 사실이라고 믿을 때 그리고 그 생각과 자신을 동일시할 때 고통이 찾아오며, 삶에서 무력감(powerlessness)과 잠든 상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생각은 여러 가지 사례와 이미지를 찾아 우리가 믿을만한 증거를 수집하며 그 생각과 일치시키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신념을 절대적으로 확신하고 그래야만 안전하고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생각이 없으면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생각을 멈추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생각과 신념으로 가득 차 있는 그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일어난 현상인지 아니면 나의 생각인지 분별하면 됩니다. 그러면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나 평온하고 충만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 어떤 생각으로 고통스러운가요? 그러면 이렇게 질문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것이 진실(당신의 믿음이나 생각이 아닌)인가요?(Is it true?)"


“모든 폭력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생각에 속고 있는 결과다. 나의 고통은 다른 사람 때문에 생긴 것이고, 따라서 내게 고통을 준 그 사람은 벌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 말이다.”

by 마셜 B. 로젠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