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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정신건강 관리시론조회수 5318
관리자 (chambit)2013.07.17 10:43

송명숙 / 유아교육과 교수


1. 대학생의 심리사회적 특징과 정신건강

대학의 학생상담센터 자료를 보면 상당수의 학생들이 스트레스와 부적응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생활이 시작되는 후기 청소년기는 미성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자아정체감 확립과 성인생활을 준비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과업에 집중하는 시기이다. 또한 이 시기에는 고등학교 때까지의 타율에 의한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대학 입학과 동시에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생활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심리적, 경제적 독립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선행 연구들에 의하면 한국의 대학생이 겪는 심리사회적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대학생은 대학입시라는 중요한 관문을 통과한 후 일시적으로 중요한 목표를 상실한 기분에 빠진다.

둘째, 대학생은 확장된 인간관계를 경험한다. 고등학교까지는 학급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고정된 인간관계를 맺었지만 대학에서는 넓은 공간과 영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예:교양수업 수강생, 동아리 모임)과 교류를 하는 것이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셋째, 대학생은 대학입시동안 미루어 두었던 발달과업인 자아정체감 형성에 관심을 갖지만, 무엇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인지 의문을 갖고 일시적으로 자존감이 흔들리게 된다. 특히 한국의 대학생들은 중고등학교 시기에 자신의 정체성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능력, 흥미, 적성 등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 대학에 입학해서 비로소 진로문제로 인한 좌절과 갈등 및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넷째, 대학생은 경제적인 문제에도 직면한다. 등록금과 다양한 활동을 위한 돈이 필요하게 되면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며, 실제로 많은 대학생들이 생계형 아르바이트, 학과 공부, 취업 준비를 병행하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88만원 세대’, 연애ㆍ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 등으로 불리는 지금의 청년들은 20대에 생애 최초 학자금 대출을 받으며 호모데비토르(Homo Debitor), 빚을 진 인간으로 거듭난다. 

이러한 심리사회적 상황에 처해 있는 대학생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가치관, 인생관, 인생목표를 세우고 자기의 주체성, 독립성을 확립하면 건강한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한 경우에는 자기 개념이나 가치가 혼란스러워 부정적 자기 이미지가 형성되고, 자아 존중감이 낮아져 결국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2. 비합리적 신념 극복을 통한 심리적 문제 해결

‘한국인의 질병 부담 2005년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청년?대학생의 건강을 위협하는 1순위 질병이 우울증으로 보고될 정도로 대학생들의 우울증 정도는 심각하다. 그러나 많은 청년들이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본인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 자살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관리에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고 있으나, 대학생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시정신보건센터가 정신건강 사각지대에 놓인 20대 청년들을 위해 청년 정신건강 조기검진 서비스를 최근에 시작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청년 정신건강에 적신호인 우울증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신경생리학, 유전학, 정신약물학 등 뇌과학의 획기적 발전으로 현재 우울증 치료의 주류는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생물정신의학적 접근에 집중되어 있다. 생물정신의학적 관점은 우울증이 심리, 사회적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더라도 결국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파괴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우울증 치료에 항우울제 사용이 기본임을 강조한다. 실제로 1987년에 미국 식품의약청의 승인을 받은 우울증 치료제 프로작(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농도를 높여 우울증을 감소시키는 치료제)은 탈모증 치료제인 프로페시아,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와 함께 ‘해피메이커’로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은 우울증에 대한 심리치료 방법으로 항우울제 만큼 치료 효과가 인정된 인지치료 접근법이다. Beck은 사람들이 생활사건을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의미로 과장하고 왜곡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보고, 이러한 왜곡된 사고(역기능적 신념)를 탐색하고 현실적인 것으로 교정시키는 것을 우울증의 근본적인 치료라고 보았다. 우울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떠올리는 부정적인 생각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에 대한 비관적 생각(예: ‘나는 무가치한 사람이다’), 

둘째, 미래에 대한 부정적 생각(예: ‘나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셋째, 세상에 대한 부정적 생각(예: ‘세상은 살기 매우 힘든 곳이다’)이다.

이러한 부정적 사고 뿐 아니라 역기능적 신념 수준이 높은 사람은 스트레스 사건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선택적으로 지각하고, 유연성 없이 극단적으로 생각하며, 다른 상황에 대해서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기능적 신념에 비추어 과잉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한다. 

즉 대학생활을 통해 누구나 경험하는 스트레스 사건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부정적으로 왜곡하여 극단적으로 사고하는 역기능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이러한 왜곡된 사고에서 벗어나면 스트레스 사건이 우울증으로 연결되지 않고 충분히 다루어질 수 있음을 뜻한다. 자아정체감 확립과 성인생활 준비를 위해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 청년들이 왜곡된 사고와 신념으로 정서적 고통을 겪지 않고 의연하게 스트레스에 대처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