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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복수의 연속 - 테이큰2조회수 1984
관리자 (chambit)2012.10.30 09:42

간호과3•임주현


<테이큰 1>은 딸을 납치한 인신매매 조직을 응징해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 스토리라인과 스케일이 큰 액션으로 1억불이 넘는 극장수입을 거두어들이면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그 기대에 힘입어 <테이큰 2>가 추석을 맞아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큰 2>는 1편으로부터 2년이 흐른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파리 한복판에서 인신매매를 당했던 킴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연애놀이에 푹 빠져있다. 전처 인 레노어는 브라이언과의 소원해진 관계에 신경 쓰느라 킴을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그 날의 끔찍했던 사건을 뼛속까지 품고 있는 건, 킴을 구하기 위해 발에 땀나도록 뛰었던 아버지뿐이다. 딸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까 안절부절 못하는 브라이언은 요즘말로 ‘딸 바보’라 이른다. 브라이언은 일로 인해 이스탄불로 출장을 떠난다.

잠시라도 같이 있고 싶어서 이스탄불로 전처 레노어와 킴을 불러들인다. 모처럼 함께 한가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청천벽력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 파리에서의 킴의 납치 사건으로 조직에 치명타를 입은 납치범의 정체는 1편에서 킴을 사창가로 팔아넘기려했던 인신매매범의 아버지다.

브라이언의 손에서 아들을 잃은 이 아버지는 분노로 가득 차있었다. 납치범들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신념으로 복수가 시작된다. 브라이언에게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똑같이 갚아주기 위해 속해있는 조직력들을 총동원해 그의 뒤를 쫓기 시작하며 영화의 분위기가 리듬을 탄다. 

납치범들은 이스탄불을 여행 중이던 브라이언과 전처 레노어를 기습해 납치하지만, 미리 브라이언의 연락을 받은 킴만이 극적으로 뒤쫓고 있던 놈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난다. 그 후에 낯선 도시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복면에 가려진 채 납치범들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가는 브라이언이 등장한다. 캄캄한 어둠 속에 갇힌 그는, 오직 청각과 방향감각에만 의존하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간다. 

정신을 잃지 않고 ‘1, 2, 3 ... 우회전... 1, 2, 3 ... 뱃고동... 1, 2, 3 ... 피리소리 ...’등을 기억하며 그의 머릿속에선 이스탄불의 지도가 펼쳐지며 자신이 가고 있는 장소를 가늠해본다. 브라이언은 인간 내비게이션 같았고 그야말로 감탄사를 자아낼 수 밖에 없었던 장면이었다. 킴과의 연락으로 놈들의 감시를 피해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브라이언은 위기에 빠진 킴과 레노아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전직 특수 요원의 실력을 발휘한다. 무적에 가까운 액션연기를 선보이며 차분하게 자신을 납치한 조직원들을 한명 한명 제압해 나가면서 대응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정말 무서울 것이 없는 대단한 아버지라고 생각했다. 

적에게 납치된 이후의 브라이언은 흡사 슈퍼히어로 같았다. 하지만 무적인 것은 브라이언 뿐 만이 아니었다. 그의 딸인 킴에게도 아버지의 피가 흐르고 있었을까. 킴은 납치된 아버지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아버지의 탈출을 돕는 장면에서는 평범한 소녀 역할을 맡은 설정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영화 속에서 상당한 활약을 한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운전면허 시험에서 3번이나 떨어진 것에 비해서 납치범들과의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는 대단한 운전 실력을 선보였다.

1편에서 아빠 브라이언에게 구출을 받았던 딸 킴은 이번엔 아빠를 도와서 납치범들의 손에서 부모를 구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1편과 2편의 처지가 바뀐 것은 사실이다. 이 영화는 낯선 땅에서 유괴당한 딸을 위해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갔던 아빠와 아빠가 죽였던 누군가의 가족이었던 그들의 아픔을 복수라는 형태로 대치하며 의미를 전달하고자 노력한 것 같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을 테니 브라이언은 이 싸움을 끝내고자 악당들을 살려줬던 것 같다. 아픔을 가지고 있는 슬픔에 가득 찬 두 아버지가 서로 바라보며 복수를 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리암 니슨이 전편 <테이큰 1>에서 선보인 논스톱 액션에 매료됐던 관객이라면, 이번 영화 <테이큰 2>는 업그레이드된 규모만큼이나 강인해진 그의 액션 퍼포먼스에 92분을 60분처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