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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혼(魂) 한글, 광화문 앞에 눈부시게 펼쳐지다.조회수 1867
관리자 (chambit)2012.10.30 09:41

유아교육과3•오해진


‘광화문’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우선 경복궁 정문, 광화문 앞에 서 있는 조선 시대 복장을 한 근위대가 먼저 떠오른다. 근위대의 수문장 교대식은 내외국인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세종문화회관이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비롯한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들 역시 떠올려 볼 수 있다. 하지만 광화문의 상징은 단연 ‘세종대왕’이 아닐까? 광화문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세종대왕 동상’은 이제 광화문 광장의 상징이자,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지난 주말 광화문 광장 가운데 우뚝 서 있는 대한민국의 혼, ‘세종대왕 동상’을 만나고 왔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 아래 ‘광화문 광장’ 중앙에는 세종대왕이 늠름한 자태로 어좌에 앉아 계셨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모인 수많은 관광 인파들을 인자로운 눈길로 바라보고 계셨다. 마치, 문자를 몰라서 생활의 어려움을 겪었던 불쌍한 백성의 후손들이 자유롭게 말하며 쓰고 읽는 것을 기쁜 듯이. 

사실 이번 주말 광화문 광장에 세종대왕 동상 앞으로의 짧은 여행을 계획한 이유는, 서울시에서 광화문 일대에 조성한 ‘한글 마루지’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한글 마루지’는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우리나라의 문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문화 사업이다.

‘마루지’는 ‘랜드 마크’(09‘ 국립국어원 선정)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즉, ‘한글 마루지’는 ‘한글’을 사용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우리나라의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글자를 외국 관광객들에게 자랑하기 위하여, 세종대로 일대에 조성되는 47만㎡ 대규모 문화관광지이다. 

사실 한글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록되고, 한글에 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이 시점에 한글의 문화 공간 조성 필요성이 요청되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세종대로 일대를 중심으로 한글을 주제로 한 문화관광 중심지로 조성을 꾀하고 있다. 사실 이 일대는 한글학회, 세종대왕 생가터, 주시경 집터, 광화문 광장 등 한글 관련 시설이 풍부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혼이 펼쳐진 ‘한글 마루지’를 보고 싶어서 광화문 일대를 방문하였다. 먼저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하는 ‘세종이야기’ 전시관을 찾아갔다. 이는 광화문 광장 지하, 세종대왕 동상 지하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첨단 전시 기법으로 구현해 놓고 있었다.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더 많은 이들이 이곳을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공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한글 마루지’는 세종문화회관 옆에 있는 세종로 공원 내에 조성된 ‘한글 글자 마당’이었다.

‘한글 글자 마당’은 대한민국 국민 11,172명이 각각 한 글자씩 직접 쓴 글씨를 돌로 새겨 놓은 공간이었다. 한글의 초성 19자, 중성 21자, 종성 27자로 조합할 수 있는 11,172자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공간이었다. 마치 의자처럼 생긴 돌 위에 수많은 한글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11,172개의 글자 사이를 뛰어다니며 내 이름 세 글자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역부터 히읗, 아부터 이까지 30개도 안 되는 글자로 11,172개의 글자를 조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 수 없는 떨림을 안겨주었다. ‘한글 마루지’를 돌아보며 이렇게 아름답고 과학적인 우수한 글자를 사용하는 사람인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 동시에 그동안 마구잡이로 한글을 사용했던 언어습관들이 부끄러웠다. 사실 그동안 인터넷,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한글 파괴범이 되어 가고 있었다. ‘ㅋㅋㅋ’, ‘ㅎㅎㅎ’, ‘ㅜoㅠ’등의 말 줄임을 시작으로 외계어(말 줄임 등의 언어 파괴로 새롭게 생성된 알 수 없는 언어들, 일종의 은어)들을 생산해 내기 시작했다.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할 수 있다는 한글의 우수성을 역이용하여 언어 파괴에 앞장서 왔던 것이다. 물론 파괴어가 오히려 시간이 생명인 현대 사회에서 또 다른 경쟁력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아름다운 한글 향유자가 어떤 모습일까?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세종대왕과 아름다운 한글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향유자, 사용자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