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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자밀라》로 지친 마음을 힐링 하며!조회수 2016
관리자 (chambit)2012.06.25 13:58

유아교육과3·정겨운

 

 끝이 안 보이던 학기가 어느새 끝나가고 있다. 방학이 무척 기다려지기는 하지만 막상 학기를 마무리하려고 하니,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한다. 기말시험을 준비하며, 마지막 보고서를 작성하며, 지난 학기를 지내며 게으름을 피우던 스스로를 자책하는 마음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며칠 전 보았던 TV 프로그램 힐링 캠프에서 ‘법륜 스님’이 하신 말씀이 문득 떠올랐다. “ ‘초등학생은 중학생이 부럽고, 중학생은 고등학생이 부럽고, 고등학생은 대학생이 부럽고, 대학생은 직장인이 부럽고….’ 사람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부러움으로 힘들어한다.

그런데 그 미래에 대한 부러움이 다시금 ‘대학생 때는 고등학생 때가 좋았고, 고등학생 때는 중학생 때가 좋았고, 중학생 때는 초등학생 때가 좋았고….’ 하는 과거에 대한 갈망으로 바뀐다.” 고 일침을 가하셨다. 그러면서 ‘수행이란 현재가 좋은 것을 아는 것’이라고 하셨다.

현재가 좋은 것을 아는 것! 그 얼마나 경쾌한 깨달음인가! 하지만 법륜 스님의 경쾌한 깨달음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 그 때 나에게 우연히 다가온 실천서가 있었는데, 그 책이 바로 《울지마, 자밀라 : 돈가스 집 삽살개 치우 이야기》였다.

 이 책은 ‘치우’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치우’의 목소리를 통하여 사람들 그리고 사건들을 만난다. ‘치우’는 돈가스 집에서 사는 삽살개이다. 삽살개 ‘치우’의 특기는 악수하기이다. 사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악수가, ‘치우’를 통해서 새로운 ‘치유’방식으로 둔갑한다. ‘치우’의 주인은 ‘치우’가 자신만의 충견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치우’는 모든 사람들에게 살갑게 대한다. 특히, ‘자밀라’로 치환되는 모든 소외당한 사람들에게 치유의 악수를 건낸다.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하여 때가 되면 훌쩍 여행을 떠나는 ‘치우’의 주인, 외국인 노동자라고 무시를 당하며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자밀라, 아버지에게 맞아 바보가 되어 버린 ‘머리 아퍼 형’ 영우, 자폐아라고 멸시받으며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 상재, 남편의 폭력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개 농장의 여자, 엄마에게 버림받은 순지는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상처받고 소외된 우리 이웃이다. 이들은 ‘치우’를 만나면서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한다. 그들이 ‘좋음’의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치우’는 자밀라의 빡빡한 일상의 휴식처가 된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언어를 초월한 위로를 보낸다. 바보가 되어 버린 영우는 상처 입은 개 ‘메리’의 또 다른 치유자로 거듭난다. ‘치우’를 만나서 받은 ‘치유’의 힘으로 ‘치유’를 더 많은 곳에 전파하기 시작한다. 자폐아로 유치원에도 등원하지 못했던 상재는 ‘치우’와 달리기 연습을 하며 다시 세상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또, 남편의 폭력에 노출되었던 농장의 여자는 ‘치우’와 좋아했던 춤을 추며 농장을 나와 다시 새로운 삶을 향해 간다.

 ‘치우’가 악수를 건넸던 사람들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나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즉, 그들의 아픔을 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현재가 얼마나 좋은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현재가 좋은 것을 아는 것!’ 법륜 스님이 알려주신 깨달음이 몸 안에서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많은 책장이 넘어갈수록, 주위의 어려운 이웃의 모습이 더욱 가깝게 다가왔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다시금 나의 일상 속에서 만나는 현재의 소중함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일렁거렸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부러워하고,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며 살아가기보다 소중한 현재의 시간에 충실하며 멋진 여름을 살아가야겠다. 우리 모두 나를 넘어서서, 소외당한 이웃들에게 ‘울지마, 자밀라!’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치우’가 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