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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것시론조회수 4905
관리자 (chambit)2012.06.25 11:00

김병인 전기전자공학과 교수/공학박사

 

인간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이것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학문 탐구에 최고의 가치를 둔다. 세계적인 과학자 혹은 의학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스포츠에 정진하여 그 방면의 일인자가 되겠다 하고, 어떤 사람은 가수나 배우 혹은 탤런트로서 이름을 날리겠다 말한다. 그런가 하면, 억만금을 벌어 재벌이 되겠다거나 정계에 투신하여 궁극적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되겠다는 또 다른 포부를 갖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은 개인이나 가족에게 가치 있는 일이 분명하다. 그것을 성취하기까지의 노고와 인내와 정성 또한 당사자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하물며 자신의 포부가 달성되었을 때의 감격은 이루 형언하기 어려운 것이다. 뜻을 크게 지니고 탑을 쌓는 마음으로 이를 관철한 사람들은 누구나 벅찬 감동에 빠질 것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지향하는 것들은 특정한 사람이 누리는 가치와 목표와 영광만이 아니다. 특정한 사람의 것이 모든 사람의 것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역으로 말해서, 모든 사람이 공유하려는 가치가 따로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위에 열거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노인-젊은이-남자-여자-직장인-가정주부-학생 모두가 공통적으로 향유하고자 하는 최고의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감히 사랑이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와 가정의 가장 큰 화두가 사랑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사랑이야말로 우리의 존재를 각인시켜 주는 목적이자 수단이다.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재산의 많고 적음을 막론하고, 사랑은 누구에게나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가위 인간은 사랑을 위해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의 일상생활, 나아가 인생 여정에 있어서 자신의 삶을 살찌우고 공동체에 생명력을 주는 것이 사랑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사랑을 실증하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가족들 간에 주고받는 관심과 도움, 이웃과 일터에서 서로 나누는 친교, 학교에서 사제 간이나 친구들끼리=혹은 연인끼리-나누는 정분 등등 어디서나 사랑이 표현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매일 밥을 먹듯이 사랑이라는 또 하나의 밥을 먹는다. 굳이 다른 점이 있다면, 끼니는 아침-낮-저녁 세 번만 먹으면 되지만, 사랑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생각을 통하여 수없이 먹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사무적인 대화가 되기도 할 것이고, 사랑이 배제된 대화를 나누기도 할 것이다. 또 어느 때는 짜증을 내거나 다투거나 미움의 감정을 갖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들이 사랑의 당위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과연 사랑은 무엇인가? 사랑의 실체는 무엇인가? 어휘만으로는 순수함과 진솔함 그리고 감미로움과 애틋함의 뉘앙스를 갖는다. 비록 형체가 없지만 사람의 행동으로 나타날 때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사랑에 웃고 우는가 하면 죽음을 초래하기도 한다. 인간관계의 중심에 사랑이라는 신비가 작용한다. 그래서 문학작품을 비롯한 모든 장르의 예술이 사랑을 테마로 한다.

 

사랑의 사전적 의미는 세 가지다.

첫째는 아끼고 위하여 정성과 힘을 다하는 마음이다. 어버이의 사랑, 혹은 나라에 대한 사랑이 그것이다.

둘째는 이성에 끌리어 몹시 그리워하는 마음. 또는 그런 관계나 상대를 말한다. 첫사랑 짝사랑 사랑에 빠지다 등이 해당된다.

셋째는 일정한 사물을 즐기거나 좋아하는 마음이다.

사랑의 공통점은 마음이다.

 상대방을 아끼고 위하며 그리워하고 좋아하는 마음이다. 결코 떠들썩하거나 과시하거나 위선적인 마음이 아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한결같은 진정성 있는 마음이다. 나아가 상대방을 나 자신과 같이 여기고 인격적으로 존경하는 마음이다. 실로 바위를 뚫을 만한 열정과 지구를 움직일 만한 힘을 가진 마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여기에는 최고의 가르침이 있다. 성경에 의하면.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사랑은 친절합니다./사랑은 시기하지 않고/뽐내지 않으며/교만하지 않습니다./사랑은 무례하지 않고/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성을 내지 않고/앙심을 품지 않습니다./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모든 것을 믿으며/모든 것을 바라고/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이 내용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진부한 것이 아니다. 이천년 일관되게 이어져 온 사랑의 교본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하더라도 변하지 않은 것이 성경 말씀이다. 이 사랑의 교본 역시 만고불변의 진리다. 지면 관계상 일일이 설명할 수 없으니, 사랑하는 학생들이여, 이 성경 구절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사랑의 지침으로 삼기 바란다.

오늘날 우리는 사랑의 부재 속에 살고 있다. 가정이 그렇고 사회가 그렇다. 가정에서는 부부가, 부모와 자식이, 형제가 갈등하고 반목하고 참극을 부르기도 한다. 사회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행의 씨를 뿌린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간에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사랑의 복원이다. 사랑은 나 자신은 물론이고 가정과 사회와 국가를 결속하고 발전시키는 동력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