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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의목적은 무엇인가 - 전남매일 오피니언기고조회수 2416
박지호2012.03.2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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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 30세인 1929년부터 1945년 까지 시카고 대학 총장을 하면서 일류대학으로 발전 시켰던 허친스 총장은 1951년 저술한 《위대한 대화 The Great Conversation》에서 "미국의 문화는 천박하고 너무 세속적인데, 대학도 이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 학생은 운동을 중지하고 교수는 돈벌이와 사회 활동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와 학생과의 대화의 길을 터야 한다. 대화는 고전(Great Books)에 의한 교육이다. 대화로서 상실되어 가는 문화유산을 회복하고 영원히 불멸하는 진리의 가치를 파악하여 인간으로서 가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같이 허친스 총장은 대학교육의 목적을 가치 있는 인간육성에 있다고 보았고 이는 고전을 넓게 읽고 사색과 대화를 통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대학에서 직업교육과 같은 기술교육은 대학교육의 목적이 아니라고 보았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서 전문성이 낮은 실무교육을 채택함에 따라 학문 수준이 떨어지고, 교육과 훈련을 동일시하게 되고 진리탐구의 장으로서의 대학의 고유 가치를 잃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대학은 연구비 지원이나 영리추구에 몰두함으로서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한편 이와 반대되는 주장으로 동 시대의 캘리포니아 대학의 총장을 지낸 휠러는 “대학은 마땅히 학문 간에 귀천이 없고, 과학적 진실 사이에 귀천이 없고, 인간 사이에 귀천이 없는 곳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그는 대학이 과거의 엘리트주의를 버리고 산업과 공익을 위한 실용주의적 교육,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먼저 미국은 1862년에 모릴 법 (Morill Act)을 통과시켜 대학에서 농업과 공학 같은 산업의 진보에 따른 신지식을 가르칠 수 있는 실용적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각 주에 국유 토지를 불하해 주립대학 설립의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한편 우리나라 산업계에서는 대학 졸업생들의 실무 취업능력이 떨어져 다시 재교육 시키는데 많은 경비와 시간이 소요된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 졸업한 학생들도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실제 직장에서 적용하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렵다는 평가도 많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여론에 따라 우리나라 대학들은 산업계의 요구도 수용하고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졸업생들의 취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기술 동향에 맞는 교육과정 편성, 운영과 산학협력 등을 통해 대학 졸업생들의 능력을 산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이상으로 높이려고 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정부가 대학을 평가하는 주요지표가 되기 때문에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 일각에서는 과연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을 이렇게까지 책임져야만 하는 곳인가? 하는 의문과 대학이 직업훈련기관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하는 자조적인 질문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중세 유럽에서 대학이 출발 할 때 그 설립정신은 진리 탐구와 직업교육적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출발 했다고 본다. 중세 시대의 지나친 종교지향적 생활과 사회의 위계적 신분질서에 염증을 느낀 방랑적 지식인들은 규격화된 세속적 삶을 포기하고 자유로운 진리탐구에 운명을 걸었고 이것이 대학출발의 큰 원동력이 되었으며, 한편으로 발전하는 의학이나 법학 등에 대한 직업교육적 수요도 대학발전의 원인이 되었다. 성격이 다른 학문분야들을 아우르면서 대학이라는 한 시스템 속에 이질적인 분야가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은 진리탐구를 위한 공통적인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이 지나치게 사회와 밀착하면 그 학문적 자유와 대학의 자율성이 훼손당하기 쉽고, 사회의 요구와 다른 방향으로 너무 멀어지면 그 존립기반이나 실용적 측면에서 대학의 존립이유가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대학은 직업교육적 목표와 순수한 교양, 학문탐구에 대한 목표 자체를 잘 조화시켜 갈 필요가 있다고 보며, 무엇보다 대학본연의 깊은 존립이유는 진리탐구를 위한 열망이 솟아나는 곳으로서 가르치는 자유와 배우는 자유가 보장되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