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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학과 백현옥의 남도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조회수 1968
박지호2019.02.1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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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꿈이 있습니까?”

 

송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백현옥 교수

 

청소년들을 만나면 꼭 물어보는 질문 중의 하나가 꿈이 있냐는 질문이다. 최근 부산 여행을 다녀오면서 청소년들에게 꿈을 물어보자 당당하게 꿈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벅찬 가슴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이렇게 멋진 청소년들이 있다니!’ 하는 감탄과 함께 뒤를 돌아보자, 갑자기 밀려든 현실이 있었다.

 

청소년들을 위해서 누구보다 먼저 뛰어다니는 우리 지도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과연 그들에게 꿈이 있냐는 질문을 해본 적이 있었나? 함께 꿈을 물어보던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꿈을 꾸고 있기는 할까?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가까이 있는 지도자를 불러, 뜬금없이 물어봤다. “당신은 꿈이 있습니까?”

 

1월이 되면서 청소년들을 위한 사업을 계획하는 청소년지도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커졌다. 법인에서 운영하는 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서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그리고 광주시남자중장기청소년쉼터를 살펴보니 크게 바뀐 것이 인건비였다. 나는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청소년지도자들이 청소년들에게 베푸는 역할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충분한 인건비를 받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작년까지 각 센터의 지도자들이 각자의 호봉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있었다. 올해는 많이 개선되어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많은 부분을 맞출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 내려왔다. 하지만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경우, 아직까지도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사업비에서 뺄수 있는 인건비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사업비에 따라 직원을 채용하려면 매번 신규직원으로 교체해야할 상황이다.

 

학교밖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사회적으로 대두되면서 업무량과 실적요구는 늘어나는데, 그에 비례하는 인건비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암담했다. 청소년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그들의 노고를 어떻게 보상해 줘야할지 막막했다. 전국에는 많은 청소년지도자들이 있다. 그들이 과연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와 경력에 맞는 임금을 받고 있는지 고민해봐야할 시기이다.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키워나가야할 청소년지도자들에게 과연 당신은 꿈을 꾸고 있는지 물어본다면, 그들은 과연 꿈을 꿀 수 있을까?

 

국가를 다스리려면 가족을, 가족을 다스리려면 나를 먼저 다스리라는 말이 있다. 청소년들의 꿈을 심고 키워주려면, 청소년지도자들부터 꿈을 꾸고, 자신의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사회에서 말하는 위기청소년들을 다루는 청소년지도자라고 하면 더더욱 말이다. 청소년들이 오면 과자하나, 음료수 한잔, 아는 척 한번, 따뜻한 위로 한번을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해하고 항상 웃으려 노력하는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말이다.

 

늘 한번 더 돌아보고 노력하는 청소년지도자들을 위해 나의 역할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청소년계에서 함께 소리 높여 보는 것, 내가 가르치는 제자들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어쩌면 그 모든 것을 해야하는게 내 역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더불어 같이 노력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계에서 함께하는 청소년단체 대표님들과 함께 상의도 해보고, 우리의 목소리를 실어줄 언론을 찾아 실상을 알려주는 것. 내가 가르치는 제자들이 이러한 실상에 좌절하지 않도록 단단히 키워주는 것.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언론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정확하게 짚어 주는 것이 아닐까?

 

딸아이의 자기소개서에 항상 들어가는 말이 있다. ‘청소년 지도는 Lead가 아니라 Guide’. 청소년을 지도한다는 말은 앞에서 끌어주고, 따라오라고 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 가는 일이라고. 청소년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발 맞춰 나가는 청소년지도자들의 노고를 보상해주는 일. 어쩌면 청소년계에 몸담고 있는 우리가 먼저 돌봐야하는 사람은 청소년지도자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다시한번 물어보고 싶어진다.

 

당신은 꿈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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