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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대 상담심리학과 백현옥 교수의 남도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조회수 2550
박지호2018.12.3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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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 대학만 잘가면 장땡일까?

 

송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백현옥 교수

 

솔직히 엄마도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어. 아침저녁으로 마음이 바뀌는 것 같아

 

JTBC에서 요즘 방영중인 드라마 SKY캐슬에서 중학생 자녀를 둔 극중 역할 진진희의 대사이다. 늘 통통튀는 가벼운 이미지의 진진희는 어느날 밤늦게까지 공부에 치여 사는 아들이 안쓰러워, 아들을 품에 안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한다. 모두가 경주하듯 달리는 가운데 뭐가 뭔지 몰라 그냥 따라 뛰게 된다고, 정작 솔직한 마음은 의사되는 것 원치 않고 그냥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자랐으면 한다고. 진진희 대사는 어쩌면 현재 우리나라의 입시상황을 완벽하게 반영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몇천, 몇억씩을 투자해가며 서울대 의대를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드라마를 보고 있자니, 벌써 10년 전이었던 딸 아이의 수능날이 떠올랐다. 간절한 마음으로 딸아이가 들어간 학교의 교문을 쥐고 있었던 내 시간과 시작부터 끝까지 한자리를 지키고 있던 부모님들의 시간은 드라마처럼 누구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길 바라던 그 마음이 조금 더 과해지면 나타나는 모습이 아닐런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12일 일정으로 청소년 70여명과 지도자 13명 이 광주청소년과 함께하는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설렘이 가득 담긴 표정을 안고 걸어오는 아이들의 표정은 여느때보다 예뻐 보였다. 2018년 광주청소년상상페스티벌을 함께 만들어갔던 기획단과 서포터즈 아이들, 그리고 광주에 있는 청소년 중 선발된 70여명과 함께했던 여행은 흥과 행복이 넘쳐 나는 일정이었다. 조별로 찍은 사진에서 보이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순간순간 흥겹게 터져나오던 끼는 어떠한 청소년들보다 건강하고 예뻤다.

 

너희 정말 멋있구나, 최고야!’ 라는 칭찬에 한 청소년이 가만히 다가왔다. “, 쌤은 우리가 멋져 보이나요. 그런데 왜 우리 부모님은 모를까요?”라며 이야기를 꺼낸 A군은 부모님과의 갈등의 답답함, 갈피를 잡지 못하는 진로, 손에는 전혀 잡히지 않는 공부에 대한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내년이 되면 고3이 된다는 A군은 공부가 너무 싫어 직업반으로 가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한 계획을 부모님께 상의하자 A군에게 부모님은 굉장히 화를 내었다고한다. 심지어, 비오는 날 학교를 데려다 주는 길에 다시 나온 직업반 이야기에 갑자기 차를 돌리고 비가오는데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며 황당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용돈도 맨날 논다고 잘 안주는거 있죠. 근데 제가 돈있으면 뭐하겠어요. 노는 게 당연하죠, 저는 성격이나 건강이 중요하지 성적이 먼저인 우리부모님은 이해를 못해주니

 

자신의 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많은 친구들과 금새 관계를 맺고, 장기자랑시간에는 누구보다 먼저 나서 멋지게 노래도 부르는 모습과는 다르게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있는 모습은 많은 괴리감을 불러일으켰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는 밝고 멋진 모습이었던 A군과 공부와 진로 때문에 부모님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A. 어쩌면 우리나라의 많은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지 않을까?

 

A군과 대화를 하면서 느낀점은 청소년들은 부모님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는 아직 많이 어리다. 부모님의 대학 강요에 답답해 하던 A군에게 그럼 네가 결혼해서 네아들이 직업반을 선택했을 때 넌 어떨 것 같니라고 묻자, 멍하니 쳐다보는 A군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한번도, 부모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12일간의 대화를 통해 A군은 진로를 찾아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기로 다짐을 하고 헤어졌다. 자신의 조를 담당했던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며, 자격을 갖추기 위해 대학도 가고 공부도 해보겠다고 했다. 집으로 향하는 그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대학만이 꼭 길은 아니겠지만, 다양한 직업을 보고 직접 체험을 하며 꼭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길 응원했다.

 

수능이 끝나고 물수능과 불수능으로 나눠지는 입시전략은 입시 전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SKY캐슬에서 나오는 박영재역의 대사 중에서 무조건 서울대, 서울대. 내가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힘들어 죽든지 말든지, 서울대만 가면 장땡이지?” 라는 대사가 있다. 부모님들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는 아이들이 대학만 잘 가면 장땡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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