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뉴스홍보관

사회복지학과 권성옥 대학원 주임교수 광주일보 기고조회수 3586
박지호2017.01.19 17:31
첨부파일1
권성옥교수기고161310.png (1.2 MB) 다운로드 308

진실을 포용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송원대 사회복지학과 권성옥 대학원 주임교수

 

매년 연초가 되면 서로 덕담을 주고 받으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덕담보다 정치 관련 사안이 더 많다. 사실과 추측이 얽힌 씁쓸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전 세계에서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보호주의적 경제정책이 점차 힘을 발휘해 가고 있는 시점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 가야하지만, 정치·경제 리더들은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에서 리더십의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탄핵의 핵심논점 중 하나가 ‘세월호 7시간’이다. 그 시간에 대통령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규명함으로써 대통령에게 우리나라의 수반에 맞는 리더십 역량이 있었는지를 따지기 위함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수석들과 보좌관들의 팔로워십도 예외일 수 없다.

 

조직발전의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는 리더십이다. 하지만 리더가 잘못된 방향을 제시하고 지향할 때, 팔로워들은 리더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필요성이 있다. 이때 발휘되는 리더십이 팔로워십이다.

 

과거에는 리더에 의해 조직이 운영되더라도 문제없이 작동했지만, 다양한 환경적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재에는 상황이 다르다. 리더보다 구성원들에 의해 조직이 운영되고 현안이 결정되는 경우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의 로버트 켈리 교수는 “리더가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10∼20%라면, 팔로워의 힘과 역량에 의해 조직의 80∼90%가 결정되고 좌우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흥하기는 어려워도 망하기는 더 쉬운 것이 조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조직쇠퇴에는 오히려 리더의 악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성숙한 촛불문화와 시민의식이 빛을 발하는 이때, 정치권은 이에 못 따라 가는 것 같다. 청문회를 보면서 ‘저 질문이 저 타이밍에 꼭 해야만 하는 질문이었을까’라고 생각해보면서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기성세대 정치인들을 비판하면서 올바른 목소리를 내세울 거라 생각하던 새내기 정치인들이 구습을 답습할 때 더욱 그렇다. 초록과 동색이 되어가는 이들을 보며, 고 노무현 대통령이 청문회 스타로 주목받던 그 시기의 시원함을 보여줄 수 있는 정치인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깝다.

 

정치인들도 많은 공부를 필요로 한다. 국회의원 배지를 가슴에 다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다른 전문가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조언을 받아들일 줄 알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견제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한국 정치는 정당정치다. 정치인들도 이 체계에서는 조직의 구성원이며 국민과 지역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리더로서의 역량을 길러야 할 것이다. 리더십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리더와 팔로워의 역할이 관건이다.

 

하지만 리더와 팔로워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한 조직 내에서 팔로워는 상사에 해당되고 부하직원과의 관계에서는 오히려 리더가 되기에 조직의 구성원은 팔로워와 리더를 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팔로워십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팔로워십이 없이 리더가 된다면 그 리더는 전쟁터에서 병사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팔로워의 자리에 있었던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이 문제를 키웠다고 생각한다. 남을 섬기는 자리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어보고 해결해 보는 과정을 겪었다면, 그리고 서민의 생활을 경험해 봤다면 많은 것이 바뀔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