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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과 김용민학과장 광주일보 기고조회수 3518
박지호2014.12.10 14:09

무쟁점 법안부터 신속 처리해 국민신뢰 받아야

김 용 민

송원대학교 교수

 

 

2014년 12월 10일(수) 00:00확대축소얼마 전 대한민국의 중요 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국회는 3% 내외의 최하위에 머물러 국회무용론까지 제기되었다.

 

국회가 이 지경에 이른 이유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 가장 큰 임무는 정부를 견제하고, 법을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국민보다는 자기가 소속된 정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고, 출판기념회를 통해 돈을 거둬들이는데만 몰두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직접 뽑아 적잖은 세금을 제공하면서 국가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도록 위탁해 두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기대를 배반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국회 무용론’, ‘무노동 무임금’ 주장까지 하는 것이다. 이렇게 가다간 국민들이 발달해 있는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직접민주주의를 하겠다고 요구할 지도 모를 일이니 국회의원 스스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최근 국회개혁자문위원회가 내놓은 국회개혁안을 보면 국민의 불만을 해소할 내용을 많이 담아낸 흔적이 보인다. 이제는 ‘실천’이 남아있을 뿐이다.

 

개혁안 내용을 보면 연중 상시국회를 운영, 의사일정 요일제 도입, 위원회 청문회제도 활성화, 과잉행정입법 통제 시스템 강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른 국회 심사절차 도입, 국회의원 체포동의 개선, 국회민원 처리개선, 긴급현안 발언제도 도입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무쟁점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는 제도가 포함된 점이다.

 

지금까지는 수많은 법안들이 여야 간에 쟁점이 되지 않는데도 정쟁의 수단이 되어 상임위원회에 오랜 기간 묶여있었다. 이렇게 국회가 법안을 몽땅 안고 있으면서 통과시키는 숫자가 너무 적어 이해관계가 있는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회가 국민의 안정된 생활을 방해하는 꼴이 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런 무쟁점법안에 대해서는 상임위원회에서 수많은 서류 속에서 썩도록 놔두지 말고 우선 처리하여 법제화하자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국민을 바라보면서 하는 정치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국회를 상시운영하고, 요일별로 본회의 또는 상임위원회가 할 일을 정하라고 개정을 요구한 것도 국회의 효율적 운영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회는 교섭단체 간 합의에 따라 문이 열리고 닫히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대학에 근무하고 있는 필자를 예로 들면 학기마다 시간표를 작성하고 이 합의된 시간표에 따라 그 학기의 모든 일정이 진행된다. 학교도 이럴진데 국회의 시간표가 고무줄처럼 운영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국회운영과 의사일정을 기본적으로 법률로 정하고 이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

 

국회가 연중 상시적으로 운영되면 상임위원회의 역할이 훨씬 중요해진다. 요일별 의사일정이 고정된다면 법안 심의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작은 규모의 청문회도 활성화 될 것이다. 이렇게 되어야 의정활동의 예측가능성이 제고되고, 행정부처와 국회 간 업무 프로세스도 효율화된다.

 

마지막으로 법에 의한 행정부 견제이다. 지금까지는 국회가 법률을 통과시키면 행정부 공무원들이 자기 입맛에 맞춰 시행령이나 규칙을 만들어 규제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앞으로는 국회가 법률안을 보다 철저히 검토하고, 행정부가 할 것과 하지 말 것을 수치까지 포함하여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과잉규제를 막아야 한다.

 

올해는 세월호라는 우리에게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행정부뿐만 아니라 사법부, 입법부, 국민 모두가 달라져야 한다. 국회는 국민의 대의기관이다.

 

국회가 개혁안을 신속히 처리하여 국회운영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놓고, 더 낮은 자세에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여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광주일보 기사보기 :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418137200539183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