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에서 애용했다고 해서 ‘왕의 베리’라고 불릴 정도로 서양에서 영양과 기능성을 인정받은 블랙커런트(서양에서는 카시스라는 명칭에 익숙해 있다)는 현대의 과학적 검증을 통해 그 성분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비타민C 함유량은 오렌지를 훨씬 능가하며 동맥경화, 시력감퇴, 심혈관계 질병 등 각종 성인병에 좋은 성분을 골고루 갖췄고 함유량도 높아 만병통치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블랙커런트에 관심이 높아 지난해 장성에서 열린 노지재배 첫 수확 품평회에 참석했던 광주 송원대 식품영양학과 류근태 교수(학과장)를 통해 블랙커런트의 식품영양학적인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블랙커런트의 영양학적인 가치를 설명해 달라. 블루베리 등 다른 베리류 등과 비교해 어떤 점들이 우수한지, 특히 눈에 좋다고 소문이 나 있는데….

“블랙커런트는 맛, 향, 색깔, 영양가, 기능성을 두루 갖춘 열매라고 볼 수 있다. 새콤달콤한 맛과 그윽한 향기, 포도와 같은 진자주색의 색상, 여러 가지 비타민과 특수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다른 베리류와 비교해서 비타민C,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성분이 월등하게 많다. 특히 많이 함유된 안토시아닌(Anthocyanin) 성분이 망막에 있는 단백질인 로돕신(rhodopsin) 재생을 촉진시킨다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력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을 것이며, 프로비타민A 성분인 카로틴도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시신경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블랙커런트 열매의 효능은 어떠한가, 피부미용이나 비타민 충족 등의 효과도 있는지.

“블랙커런트의 항산화 능력을 추정할 수 있는 성분을 살펴보면 열매 100g 중에 비타민C 221㎎, 카로티노이드 160㎎, 폴리페놀 2.160㎎이 함유되어 있어서 인체 내에서 생리적으로 면역력 향상과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피부미용이나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해에 장성에서 열린 블랙커런트 첫 노지 생산품에 대한 당도 측정 등에서 나온 결과를 어떻게 보는가. 다시 한 번 정리해 달라.

“당시 현장에서 측정한 노지 재배 블랙커런트 열매의 당도는 12.9brix, 산도 0.25%의 결과를 보였으며, 이 정도의 수치를 가지고 보면 과일 자체로 생식이 가능하고 과일 주스나 잼 제조에도 이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블랙커런트 열매를 사용한 가공식품 개발 전망, 가능성은 어떠한지. 잼과 주스 등 가공식품의 성공 가능성은.

“블랙커런트는 과즙이 진자주색이고 투명하기 때문에 주스, 과일주, 잼, 블랙커런트 와인, 식초,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열매를 냉동실에 냉동 보관하면서 계절에 관계없이 주스로 마실 수 있다. 식품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물량이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농가들이 재배할 필요가 있다.”

-블랙커런트가 외국에서는 어느 정도 대접받고 있는지. 건강식품으로 보급된 상황은.

“미국, 뉴질랜드, 유럽 등지에서 알려진 자료에 따르면 블랙커런트는 피로회복, 관절염, 콩팥 결석, 통풍, 구내염, 위염, 장염, 폐렴 등에 광범위하게 쓰였다고 한다. 특히 유럽에서는 피부에 직접 도포하여 피부병을 치료했다는 기록도 있다. 또 목 염증을 다스렸다고도 하며, 블랙커런트 나무껍질이 들어 있는 혼합제가 결석, 부종, 치질치료에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러한 임상 예는 추후 임상실험 연구 결과에 따라 밝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