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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도 운용의 방향 - 총장님 전남매일 오피니언 기고조회수 3775
박지호2013.06.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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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도 운용의 방향

 

우리나라 대학 입시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수험생들의 합격, 불합격을 결정함에 있어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고 시험점수에 의해 당락을 결정해 왔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엄정한 시험점수에 의한 당락의 결정에는 승복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학생들은 대학입시에서 시험점수를 올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였고 이에 따라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고 실험 실습보다는 주로 암기 위주의 교육에 의존하였다. 비록 창의성이 뛰어나고 그 분야에 공부할 소질과 열정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점수가 1점이라도 적으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입시구조였다. 이러한 구조를 타파하고 개별 학생이 가진 재능과 적성, 그리고 열정과 환경을 고려하여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도입한 탄력적인 제도가 입학사정관 전형제도였다.

 

대입에서 잠재력과 사회적 형평성도 고려

그러나 최근 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학생들의 잠재적인 능력과 창의성 등을 고려하여 선발하도록 한 이 제도가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스펙 갖추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활동, 해외 활동, 봉사활동, 경시대회, 독서이력 등 많은 분야에서 스펙을 갖추어야만 하는 제도로 인식되어 오히려 여유가 있는 계층의 학생들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하는 의구심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입학 제도를 복잡하게 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제도를 축소하여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그러나 선진 해외 대학들의 경우 이 입학사정관 제도를 잘 활용하는 대학들도 있다. 예를 들면 동일한 시험점수를 받은 학생들의 경우 어떤 경우가 더 가치 있느냐 하는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를 고려 해 볼 수 있다. 즉 두 학생이 동일한 점수를 얻은 경우 한 학생은 그 성적을 받기 위해 온갖 사교육을 다 받은 사례와 다른 학생의 경우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힘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동일한 점수를 받은 경우는 후자가 더 가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학생의 연간 가계소득 수준이 낮은 경우와 부모의 학력수준이 낮은 경우를 더 고려하여 입학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대학입학을 결정할 때 학생들의 전체 구성 비율에서 다양한 계층이 입학할 수 있게끔, 즉 사회계층 이동이나 신분 상승 측면을 고려하여 입학을 결정하기도 하고 일정 부분은 성적에 의해서만 선발하기도 한다.

 

입학결정에 개인의 소질과 열정도 중요

특히 더 중요한 경우는 근소한 시험 점수 차이보다는 선발하려고 하는 분야에 공부하고자 하는 열정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과 소질과 적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시험점수는 좋더라도 열정이 부족한 경우보다 점수는 낮더라도 열정이 많은 학생은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아는 아인슈타인 박사의 경우 처음에 대학 입학에서 떨어지고 재수를 하여서도 전체 교과목 점수에서는 불합격 이였으나 수학 점수가 좋아서 해당 대학의 총장이 특별히 그의 수학적 재능을 고려하여 입학을 허가해 주었다. 그는 후에 자기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 과학과 수학분야에 매진함으로써 위대한 과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우스개 이야기로 아인슈타인이 우리나라 대학에 응시하였다면 낙방하였을 것이라는 농담도 있다.

 

입학사정관제의 투명한 운용 필요

이런 여러 가지 사례들을 비추어본다면 앞으로 세상에서 더욱 필요한 창의성이나 열정을 가진 인재를 뽑는 데는 입학사정관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입학사정관제를 운용하는 대학들이 도식적인, 틀에 박힌 학생들의 스펙들을 요구하기보다는 사회적 형평성,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 창의력 등을 좀 더 주의 깊게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제 운용의 사회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서 투명한 제도운용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대학에 입학하는 전체 학생들 중 일정부분을 입학사정관제를 잘 운용하여 선발한다면 이는 지나친 점수 위주의 교육방식을 개선하고 우리 사회의 계층이동을 통한 활력유지나 학문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