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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배려가 충만한 사회 - 총장님 전남매일 오피니언 기고문조회수 3876
박지호2012.09.2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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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배려가 충만한 사회

 

해방이후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은 많은 노력을 하여 무역규모 1조 달러,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돌파하고, 자동차, 가전, 반도체, 조선, 철강, 건설 등 여러 분야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하는 강한 국가가 되었다. 그 외 우리나라의 공항, 항만, 도로 등 기본적인 인프라와 잘 교육된 국내인적 자원 등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병리현상들 특히 어린이부터 부녀자까지 가리지 않는 성폭력 사범, 학교 폭력과 OECD 국가 최고의 자살률 등은 우리의 화려한 발전상에 찬물을 끼얹는 현상들로 국민들에게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물질적으로 발전하더라도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안한 사회에서 사는 것보다는 경제적으로 좀 힘들더라도 정신적으로 안전한 사회에서 사는 것이 더 났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생활수준이 어느 정도 상승한 사회에서는 행복은 경제력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가지는 관심과 사랑이 더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범죄의 희생양이 된 피해자 가족들을 보면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깊은 동정과 책임감을 느끼며 도를 더해가는 잔혹한 범죄에 대한 걱정이 커진다. 예전의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는 비록 곤궁했을지라도 지금과 같은 악질적인 범죄들이 이렇게 많이 일어나지는 않았고 자살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었다. 왜 그때보다 훨씬 잘살게 되었는데도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여러 대책이 필요하겠지만 필자는 우선 필요한 일은 정의를 기반으로 사회적 기강을 세우는 일과 타인에 대한 배려의 실천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신속하고 엄정한 법치 확립

범죄학자 제임스윌슨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깨어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을 주장했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낙서나 유리창 파손 등 사소한 무질서를 그대로 방치하면 결국은 더 큰 문제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지켜야 할 법이나 규칙을 깨트리는 자들은 정의로운 공동체 건설을 위해 엄정하고 신속한 법적 조치를 가해야 한다. 때로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나쁜 범죄에 대해 공동의 책임과 사회적 시스템 문제 등 사회적 책임론을 많은 사람들이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악행은 일차적으로 그 행위를 한 사람에게 근본적인 책임이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이웃을 해치는 흉악한 불의가 행해질 때 여러 이유 아래 침묵하거나 관대해서는 안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나서야 할 문제이다. 얼마 전 부인 토막살해범을 차량으로 용감히 추격한 끝에 검거한 경찰관들이나 여의도 묻지마 칼부림 범인을 잡은 용감한 시민들은 바로 우리 사회의 영웅들이라고 생각한다. 논의되고 있는 제주도 올레길 전체에 CCTV를 설치하는 문제, 학교 보안요원의 증원, 기타 필요한 치안 인력 증대에 소요되는 비용 등을 생각해 보면 범죄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더 생산적인 곳에 투자해야 할 귀중한 우리의 자원을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

심리학자 콜버그는 도덕성 발달을 6단계로 나누어서 설명하면서 첫 번째 도덕성 발달 단계는 벌과 복종의 단계로 벌이 무서워서 나쁜 짓을 하지 않는 단계라고 주장하였다. 도덕성이 형성되는 초기에 벌이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성 폭력 등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무거운 처벌이 뒤따른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시켜야 하리라고 본다.

배려 실천으로 정의 보완

그러나 우리 사회가 너무 법적 정의만을 강조하다 보면 비정한 사회가 되기 쉽고, 범죄에 대한 벌을 기계적으로 집행하는 사회가 될 수도 있다. 사회 구성원들이 극단적인 행동으로 가지 않도록 주변의 사람들의 입장을 잘 헤아려 베푸는 친절과 배려의 실천은 사회의 범죄 발생과 자살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정의가 없는 배려는 맹목적인 베품이 될 수 있으나 정의와 균형 잡힌 배려 실천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상호보완의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우리 사회에서 부와 명예를 누리는 사람들은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더 큰 책임의식을 가지고 겸손하게 타인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가 엄정한 정의와 따뜻한 배려가 충만한 곳으로 되어 사회 구성원들 각자가 어디에서나, 어느 시간에서나 범죄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