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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는 나의 힘조회수 5069
박지호2009.12.23 11:03(210.181.135.96)
<패배는 나의 힘>

황규관 시
문진오 곡

어제는 내가 졌다
그러나 언제쯤 굴욕을 벗을 것인가
지고 난 다음 허름해진 어깨 위로 바람이 불고
더 깊은 곳 언어가 닿지 않는 심연을 보았다
오늘도 나는 졌다
패배에 속옷까지 젖었다
적은 내게 모두를 대가로 원했지만
나는 아직 그걸 못하고 있다. 사실은 이게 더 큰 굴욕이다
이기는 게 희망이나 선이라고
누가 뿌리 깊게 유혹 하였나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다시 싸움을 맞는 일
이게 승리나 패배보다 먼저 아닌가
거기서 끝까지 싸워야 눈빛이 텅 빈 침묵이 되어야
어떤 싸움도 치를 수 있는 것
끝내 패배한 자여 패배가 웃음이다
그치지 않고 부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