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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대 상담심리학과 백현옥 교수 남도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조회수 1071
박지호2020.08.3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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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흔하게 보는 갑질, 막말, 악플. 그로 인한 다양한 사건 사고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한다. 때와 장소를, 사람을 가리지 않고 언어의 순화 없이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번씩 묻고 싶어진다.

 

그 말,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

 

며칠 전 드라마에서 배우가 이럴줄 알았으면, 그말까진 하지말걸. 그말은 안했으면 좋을 건데라는 말을 하는 걸 들으면서 나도 저런 적이 많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의 감정과 상황을 참지 못하고 툭 내뱉어 놓고나서 뒤돌아 서자마자 내가 그 말까지는 안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 꼭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어도 됐는데, 하는 후회가, 한번만, 조금만 더 참으면 됐는데 하는 아쉬움이 나를 휘감을 때가 있다.

 

또 기사를 보다가 코로나19 확진자 또는 자가격리자들이 공무원,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하는 막말, 전에 칼럼에 썼던 것처럼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를 넘는 욕설과 인신공격 등. “왜 같은 사람으로써 저렇게까지 하지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말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끊임없이 악플에 시달렸던 설리라는 연예인은 지속적이고 잔인한 댓글들을 서슴없이 올리던 악플러를 자신과 동갑인 친구가 전과자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선처를 해준 사례가 있다. 또 한 프로에서 설리구하라에게 심한 악플을 썼던 사람들을 찾아가 왜 그런 글을 쓰게 되었냐고 묻자 한 대답이 충격적이기도 했다. “나만 그런것도 아닌데, 더 심한 것도 있는데, 걔들은 그러라고 돈 많이 벌잖아요

 

심리학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나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관점이 생기고, 그로 인해 남의 시선이나 생각은 무시한 채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갑질, 막말, 악플 등이 생겨 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 감정, 내 상황만을 강조하고 그를 중심으로 표현하다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동조를 얻기도 어렵고 말이 극단적으로 나가기도 한다. 과연 그 말을 내가 듣게 되어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을까? 싶은 단어와 어조를 품은채 누군가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있는 것이다.

 

혼자 살아갈 것이 아니라면, 분명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필연적이라면 과연 내 감정만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까? 아니, 그 감정을 좀 더 서로가 편안하게 표현해 볼 수는 없을까?

 

우리가 흔히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호흡법이 있다. 화가 나거나 상황에 빠져들 때, 심호흡을 통해서 안정을 찾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쓰면서도 나도 잘 하지 못하는 방법 중에 하나인데, 생각보다 도움이 되는 편이다. 특히 마지막으로 이성이 사라지기 전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화가 극도로 올라간 상태가 되버리면 아무 효과가 생기지 않는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상담 기법으로 쓰이는 “Stop 외치기이다. 상담자에 따라서 머릿 속에 버튼을 만들어서 누르기를 권장하기도 하고 감정이나 생각이 늘어날 때, 그냥 스탑을 외치라고 하기도 한다. 호흡법과 병행해서 먼저 스탑을 외치고 10초간 심호흡을 한 후 다시 상황을 바라보면 다르게 보이는 것들이 있기도 한다.

 

나는 또 다른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어쩌면 너무 극적이고 누군가에게는 직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충분히 효과적일 거라 생각한다. 내가 어떤 말을 내 던지기 전에 그 말을 곱씹어 보면서 나에게 물어 보는 것이다.

 

그말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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