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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남는 사람시론조회수 3136
관리자 (chambit)2013.05.21 15:28

고태주 / 실용예술학과 교수


기하학에서 선(線)은 점(點)의 연속이듯 인생은 만남이라는 점의 연속이다. 

우리는 만남 속에서 살아간다. 출발할 때 부모와의 첫 만남에서 시작해 하관(下官)시 조문객들을 만날 때 까지, 인생은 숱한 만남의 연속이다. 만남을 한문에서는 조우(遭遇)라고도 하고, 또는 해후(邂逅)라고도 한다.

‘심장에 남는 사람’이란 노랫말처럼‘인생의 길에 상봉과 이별’은 그렇게 많은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그 많은 만남 중에는‘즐거운 만남’도 있고‘불편한 만남’도 있다. 즐거운 만남이 많을수록 인생은 행복하고, 불편한 만남이 많을수록 인생은 괴로울 것이다.

얼마나 소중한 만남이면‘심장’에 남는 것일까. 만남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어떤 만남은 머릿속에만 남고, 또 어떤 만남은 손끝이나 혀끝에만 남을 것이다. 또 쓸개나 방광에만 남는 그런 만남도 있을 것이다. 그런 무의미한 만남이 아니라 정녕 심장에 남는 만남이 있다면 그런 인생은 어떤 곳에서, 어떤 형태의 삶을 살든 행복할 것이다

. ‘심장에 남는 사람’은 다름 아닌 사랑하는 사람이리라.

‘♡’는 심장의 모형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는 본래 중세 기독교에서 포도주를 담는 성스러운 그릇인 성배(聖杯)를 뜻하는 것이었다. 포도주는 예수의 피를 상징하므로 그 피를 담는 그릇인 술잔을 자연스레 심장과 연관지어 같은 의미의 상징적 마크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영어의‘Heart’는 심장을 뜻하는 프랑스의‘퀘르’에서 유래 하였다고 한다. 다시 말해‘♡’는 붉은 피가 끓는 심장과 피를 담는 그릇인 성배의 상징적 의미가 결합한 것이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사랑의 신(神) 큐피트가 쏜 금화살을 맞으면 누구나 사랑에 빠진다고 한다. 이 큐피트의 상징적 심벌 또한‘♡’이다. 

사랑과 미움의 여신인 비너스의 아들인 큐피트는 어깨에 자그마한 날개를 달고 두 종류의 화살을 쏜다.

사랑이 생기는 것은 예리한 황금화살이고, 사랑을 쫓아버리는 것은 둔한 회색빛 납화살이다. 이 귀여운 큐피트의 모습을 그린 사람은 미국의 화가 윌슨이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세계 각국에 사랑의 상징으로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동양의 종교인 불교에서는 만남 그 자체를 고통의 씨앗으로 해석한다. 인생의 근본 고통인 생로병사(生老病死) 이외에 또 다른 네가지 고통이 있다. 

그 중에‘애별이고(愛別離苦)’와‘원증회고(怨憎會苦)’란 것이 있다. 애별이고는 사랑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고통이고, 원증회고는 미워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고통이다. 인생의 만남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가를 알 수 있다. 

고통 중에서 가장 큰 괴로움의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이다. 부모와의 이별, 형제간의 이별, 정든 부부간의 이별, 다정한 친구와의 이별, 깊은 사제간의 이별 등 이별은 언제나 괴로운 것이요 슬픈 것이다. 전생에서 5백 번이나 만난 인연이 있어야 금생에서 잠깐 옷자락이라도 스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서로 친구가 되고, 부부가 되고, 사제지간이 되고, 부자지간, 모녀지간이 되고, 형제 자매지간이 되려면 전생에서 수천만 번 서로 만났었을 것이다. 그것은 바다처럼 깊은 인연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나와 깊은 인연이 있는 사람을 결코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된다. 정성과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 

서로 만난다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지금 여기’시간과 공간 위에서 나와 너는 서로 만나는 것이다. 만난다는 것은 맛이 나는 말이다 만남은 곧 맛남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불행한 만남이 얼마나 많은가. 기쁨으로 만났다가 슬픔으로 끝나고, 사랑으로 만났다가 미움으로, 신뢰속에서 만났다가 배신으로, 동지로 만났다가 원수로, 희망 속에 만났다가 절망으로 끝나는 만남. 우리는 기쁨으로, 사랑으로, 믿음으로, 희망으로 끝나는 행복한 만남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세 가지 만남을 가져야 한다. 

첫째는 깊은 만남이다. 얕은 피상적 만남이 아니고, 너와 내가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내 정성과 네 정성, 내 혼과 네 혼, 너와 나의 실존과 진실이 깊은 데서 서로 만나야 한다. 

둘째는 창조적 만남이다. 너와 나의 만남이 우리의 정신의 향상이 되고, 마음의 심화(深化)가 되고, 인격의 교류가 되고, 생활의 창조가 되는 그러한 만남을 가져야 한다.

셋째는 행복한 만남이다. 너와 나의 만남이 서로 기쁨이 되고, 감사가 되고, 보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만남이 깊고 창조적이고 행복한 만남이 될 때 우리의 인생은 환희와 축복의 생이 될 수 있다. 고통 없는 인생이란 없지만 될수록 좋은 사람은 오래만나고, 싫은 인연은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내게도 과연 심장에 남는 그런 사람이 있었는지, 한동안 잊고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인생의 물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