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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를 읽고나서조회수 1239
관리자 (chambit)2012.06.25 11:22

사회복지과 2 / 홍진주

 

우리 인생에서 엄마라는 존재가 차지하는 부분은 얼마나 될까. 수치로는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아주 큰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가 엄마를 의지하고 엄마를 찾는 순간들은 대부분 힘들 때, 슬플 때, 아플 때 등 인생의 괴로운 시기가 대부분이다. 즐거울 때, 기쁠 때, 행복할 때 역시 엄마를 생각하고 엄마를 찾겠지만, 그것도 어린 시절 뿐. 학교에 가서 친구를 사귀게 되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서 자연히 그런 시간들에서 엄마를 제외시키기 시작한다.

 ‘엄마를 부탁해’는 이런 이기적인 우리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세상의 모든 딸들, 아들들, 그리고 자식들의 엄마로 기억되는 존재인 우리들의 엄마. 가장 사랑해야할 존재이며,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할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오히려 더 만만하게 생각하고 모든 짐을 지운다. 그러면서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우리들.

 ‘엄마를 부탁해’는 딸, 아들, 남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먼저 진행되고, 그 후 엄마의 이야기가 나온다. 에필로그는 딸의 시점에서 이야기되는 것이지만 일단 본문의 1~4장까지는 그런 구성이다. 딸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에서는 딸을 ‘너‘라고 하고, 아들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에서는 아들을 ‘그’라고 한다. 그리고 아버지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에서는 ‘당신’이란 표현이 나온다.

소제목이 또 다른 여인인 4장은 엄마의 이야기이다. 화자는 누구일까? 모두 엄마였을까? 사실 모든 이야기의 화자가 동일한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 세세한 부분까지는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혹시 딸, 아들, 아버지의 이야기에 나오는 화자는 그들의 가슴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엄마에 대한 죄책감이 아니었을까. 칠순 노모의 실종으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우리 엄마들의 이야기이다. 자식을 위해, 남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았던 우리들의 엄마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의 이야기이다. 딸, 아들, 그리고 남편은 옆에 있을 때 몰랐던 엄마의 존재가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더불어 자신들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면서 살아 왔던가에 대해서도. 잃고 난 뒤에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건 흔하디흔한 이야기이지만, 그래서 구태의연한 스토리로 흘러 갈 수도 있겠지만, 이 소설은 우리 마음속 깊은 곳을 파고들어 온다.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엄마의 이야기.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것이 아니었다. 엄마도 어린 시절이 있었고, 소녀 시절이 있었고, 처녀 시절이 있었다. 나 역시 그런 꿈을 꾸며 살아 왔는데, 엄마라고 그런 시절이 없었을까. 엄마니까 다 이해하고 엄마니까 다 받아준다고 생각하며 응석을 부려왔다. 그건 어린 시절이나 나이가 들어서나 변함이 없다. 하지만 엄마라고 기대고 싶은 마음이 없을까. 엄마도 엄마가 필요했단 그 말에 울컥하고 눈물이 쏟아질 뻔 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든 생각이란, 난 엄마에게 어떤 딸일까 하는 그런 의구심이었다. 난 도대체 어떤 딸일까. 사랑에 행복해 하던 날에는 엄마 생각보다는 그 사람 생각을 더 많이 했다.

좋은 걸 보고 맛있는 걸 먹으면 그 사람 생각을 먼저 했다. 하지만 그 사람과 헤어진 후 이별이 힘겨울 땐 엄마를 찾았다. 비단 사랑할 때뿐만이 아니리라. 왜 나는 엄마가 해주시는 모든 것들을 당연하다고만 느끼고 살아 왔을까.

부모의 사랑은 내리 사랑이란 말이 있지만, 그 말을 정답이라고 받아들이기가 싫어진다. 물론 엄마의 사랑만큼 돌려 드리지는 못해도 적어도 엄마 얼굴에 슬픈 표정이 지어지는 일만큼은 없게 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에 나오는 엄마는 어디로 갔을까? 작품의 제목인 엄마를 부탁해는 어떤 의미일까?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 책을 손에 들고 곰곰이 생각해 봤다.

이는 우리에게 던지는 부탁의 말일까, 질책의 말일까. 아마 둘 다에 해당되겠지. 하지만, 책에 나오는 나의 엄마를 부탁한다는 뜻만은 아니리라. 세상의 모든 딸, 아들 그리고 남편들이여.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부탁해라는 뜻이 담겨 있지 않았을까. 엄마란 존재 자체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달라는, 엄마란 존재의 소중함을 잊지 말아달라는 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